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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2월 16일 _ 조명연 마태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5-12-16 조회수 : 115

“조급한 거 없어. 나중에 돌아보면 지금 네 나이가 얼마나 어린지 알게 될 거야. 뭐든 도전해 볼 수 있는 나이지. 그래야 하고….”

 

소설책을 읽다가 보게 된 구절입니다. 머리를 꽝 때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 지금 우리는 남아 있는 시간 중에서 가장 젊은 나이를 살고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을 떠올려 보십시오. 정말로 조급해했던 시간이 참 많았습니다. 10대에도, 20대에도, 신부가 되었던 3~40대에도 있었습니다. 50대 후반으로 달려가는 지금에 와서 그때를 되돌아보니 모두 어릴 때였습니다. 그렇다면 7~80대의 나이가 되어 지금을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을까요?

 

“얼라가 뭘 안다고 그렇게 설쳤어?”

 

조급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밖에 기회가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이 조급함이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쓸데없는 다른 것만 하게끔 나를 유혹하기 때문입니다. 여유 안에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발견해야 합니다. 돈, 명예, 사람들의 인정…. 이런 세속적인 것의 가치는 그 시간 안에서만 잠시 누리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사는 영원함을 기억하며 지금 해야 할 것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의 은총과 보호 아래 여유를 느끼며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에게 ‘두 아들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맏아들은 “싫습니다”라고 대답했지만, 생각을 바꾸어 일하러 갑니다. 다른 아들은 “가겠습니다. 아버지”하고 대답했지만 가지 않지요.

 

맏아들은 처음에 아버지의 권위에 대한 명백한 거부를 표시했지만, 자기의 뜻을 꺾고 방향을 돌리게 되지요. 바로 회개를 의미합니다. 율법을 모르고 살았거나 공개적인 죄인으로 살았지만, 훗날 요한과 예수님의 복음을 듣고 회개한 세리와 창녀들을 상징합니다. 그러나 다른 아들은 행동이 따르지 않습니다. 겉으로는 하느님의 율법을 잘 알고 준수한다고 자부하지만, 실제로는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종교 지도자들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창녀들이 너희보다 먼저 하느님의 나라에 들어간다.”(마태 21,31)라는 파격적인 말씀을 하십니다. 당시 종교관에서 가장 불결하고 죄인 취급받던 이들이 가장 거룩하다는 사제들보다 앞선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단순히 말로만으로는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생각을 바꾸는 회개를 통해서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하십니다.

 

우리도 이들처럼 말로만 고백할 때가 참 많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바치겠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신앙인이 되겠습니다.” 등등의 많은 말을 합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행동하는 실천에 있습니다. 과거에 연연하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이 아닌, 현재에 충실한 주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의 명언: 공정함이란 남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받지 않는 것이다(톨스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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