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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월 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1-01 조회수 : 15

1월1일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복음: 루카 2,16-21: “그 이름을 예수라 하였다.” 
 
오늘은 새해의 첫날이자,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며, 동시에 교회가 정한 세계 평화의 날이다. 전례의 중심은 늘 주 예수 그리스도이지만, 아들을 기억할 때 어머니를 함께 기억하는 것이 교회의 신앙이다. 교회는 성모 마리아를 통하여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그분이 주시는 평화와 축복을 새해의 은총으로 청한다. 
 
1. 성모 마리아와 평화의 신비
마리아와 평화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성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원수 된 것을 자기 몸으로 허무셨습니다.”(에페 2,14)라고 말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와 하느님 사이의 벽을 허무시어 평화의 주인이 되셨는데, 바로 그분이 마리아의 태중에서 인류를 위한 선물로 오셨다는 사실은 깊은 신비이다. 그러므로 마리아는 평화의 도구가 되셨고, 인류 구원과 평화를 잉태한 어머니로 기억된다. 
 
성 암브로시오는 마리아를 묵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마리아 안에서 인류는 평화를 되찾았다. 그분은 하늘의 은총과 땅의 화해를 잉태하였다.”(De institutione virginis 14,88) 따라서 오늘 우리가 새해 첫날에 마리아를 기리는 것은 단순한 전통이 아니라, 평화의 근원 되신 그리스도께서 성모를 통하여 우리에게 오셨음을 기억하며 감사하는 행위이다. 
 
2. 복음: 목자들의 찬미와 평화
오늘 복음(루카 2,16-21)에서 목자들은 천사가 알려 준 대로 아기 예수를 보고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20절) 그들이 경험한 것은 단순한 아기의 탄생이 아니라, 구원과 평화의 현존이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리스도는 평화 자체이시다. 그분을 본 목자들은 평화를 본 것이며, 그 평화를 찬미하지 않을 수 없었다.”(Sermo 185, 1) 우리도 말씀을 믿고 따르는 목자들처럼,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날 때 찬미와 감사가 흘러나오며, 그 안에서 참된 평화를 맛볼 수 있다. 
 
3. 할례와 이름: “예수, 야훼는 구원이시다.”
여드레째 되는 날, 아기 이름은 “예수”(히브리어 예슈아, “야훼는 구원이시다”)라 불렸다. 이는 그분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이름이다. 또한 이날 아기 예수께서 할례를 받으심으로써 하느님 백성 공동체 안에 들어가셨다. “여인에게서 나셨다.”(갈라 4,4)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성자께서 인류와 온전히 하나가 되심을 보여주는 사건이다. 성 이레네오는 이를 묵상하며 이렇게 가르친다. “그분은 우리를 위하여 사람이 되셨고, 우리를 당신 안에서 새롭게 빚으셨다. 여인에게서 태어나심으로써 인간은 하느님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Adversus Haereses III, 18,1) 
 
4. 평화와 생명: 성모의 모성에서 배우는 길
오늘은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하다.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1977년 평화의 날 메시지에서 이렇게 선언하였다. “진정 평화를 원한다면 생명을 보호하라. 인간 생명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신성하다.” 마리아의 모성은 생명과 평화를 위한 하느님의 선물이다. 따라서 생명을 거스르는 모든 행위, 낙태, 전쟁, 테러, 폭력은 평화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성모 마리아는 하느님의 아들을 세상에 내어주심으로써 모든 모성이 본질적으로 타인을 위한 선물임을 보여주셨다. 
 
5. 우리의 소명: “압바, 아버지!”
오늘 제2독서(갈라 4,4-7)에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압바, 아버지!”라고 부른다고 말한다. 마리아가 말씀을 잉태하였듯, 우리도 삶 속에서 말씀을 잉태하고 낳는 소명을 받았다. 우리가 말씀을 실천할 때, 하늘나라는 우리 안에 현존하고, 우리를 통하여 이웃에게 흘러간다. 
 
맺음말
오늘 새해 첫날을 맞아 우리는 성모 마리아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맞이한다. 그분이야말로 우리의 평화, 우리의 구원이시다. 마리아의 모성을 본받아 우리도 생명과 평화를 지키는 사람들이 되도록 하여야 한다. 목자들처럼 찬미와 감사의 삶을 살고, 하느님의 말씀을 날마다 새롭게 잉태하며, 그분을 세상에 드러내는 신앙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로써 올 한 해가 참된 평화와 기쁨, 구원의 은총으로 가득하기를 기도하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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