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1월 7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1-07 조회수 : 49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복음: 마르 6,45-52: 물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먼저 호수를 건너게 하시고, 그 후 풍랑 속에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장면을 전한다. 빵의 기적 직후, 풍랑의 시련이 이어진다. 이는 우리가 은총을 체험한 직후에도 곧바로 시련이 다가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풍랑과 맞바람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고난과 유혹을 상징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해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교만으로 인해 우리는 본향에서 쫓겨났다. 세속의 바다는 거친 파도로 가득 차 있고, 우리가 스스로는 건너갈 수 없다. 그러나 주님께서 십자가라는 나무를 주셨으니, 그것을 붙잡고서야 우리는 저편으로 건너갈 수 있다.”(Sermo 75,4) 즉,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의 표지가 아니라, 구원의 다리요, 우리를 하느님 나라로 인도하는 구원의 방주와 같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두려워하자, 주님께서는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50절) 하신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장면을 주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분은 당신이 누구신지 밝히 드러내시기 전에 먼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자들의 마음을 진정시키셨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영혼은 진리를 인식할 수 없기 때문이다.”(Homilia in Matthaeum 50,2) 곧, 신앙은 두려움을 이기는 용기 안에서 시작됩니다. 주님이 함께 계신다는 확신이 우리를 풍랑 속에서도 바로 세운다.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바람이 멎었다. 교부들은 배를 교회의 표징으로 해석했습니다. 오리게네스는 말한다. “배는 곧 교회이다. 바다의 풍랑 속에서도 주님이 그 안에 계시면 교회는 결코 가라앉지 않는다.”(Commentarium in Matthaeum, XI, 6) 우리는 교회의 공동체 안에서 주님을 모실 때, 인생의 거센 풍랑 속에서도 안전을 찾을 수 있습니다. 교회를 떠나 홀로 풍랑을 이겨내려 할 때 우리는 오히려 불안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초대한다. 고난 속에서 십자가를 붙잡을 것; 두려움 속에서도 “나다”라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것; 교회의 배 안에서 주님을 모시고 항해하는 것이다. 성 그레고리오는 이렇게 말한다. “주님은 당신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게 하기 위해 제자들을 풍랑 속에 내버려두셨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을 혼자 버려두지 않으시고, 가장 필요한 순간에 오셔서 구원하셨다.”(Homiliae in Evangelia, XIV, 3) 
 
우리의 삶도 이와 같다. 풍랑과 맞바람은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그 순간 우리는 더욱 깊이 십자가를 마음에 모셔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내적 바람은 잠잠해지고, 하느님의 평화가 찾아온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는 풍랑 속에서 어디에 의탁하는가?” 십자가 없는 인간의 힘은 바람 앞에 흔들리는 갈대일 뿐이다. 그러나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주님을 믿고, 그분을 마음에 모신다면, 우리 삶의 바다는 더 이상 공포의 장소가 아니라 구원의 길이 된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