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바오로 미키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요구하여라."(마르 6,24)
칼은 머리를 베었지만
진실은 베지 못했고,
어둠은 잠시
이긴 듯 보였으나
빛은 끝내
길을 잃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듣는 것과
말씀에 따라
사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격이 놓여 있습니다.
순교의 자리에서
죽음은
말씀이 됩니다.
진실을 제거하는 사람은
마침내
생각할 능력을 잃고,
생각을 잃은 사람은
자유를
지켜낼 수 없습니다.
가장 위험한 공동체는
갈등이 많은
공동체가 아니라,
갈등을
말할 수 없는 공동체입니다.
진실은
말을 제거한다고
사라지지 않고,
사람을 베어낸다고
멈추지 않습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은
말씀의 머리를 자르지 않고,
자기 집착을 먼저
하느님 앞에
내려놓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규정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그 사람의 자유를
잘라내고 있습니다.
타인을 향한
폭력 이전에
우리는 종종
자기 마음을
먼저 베어버립니다.
하느님의 말씀 앞에서
가장 위험한 죄는
무지가 아니라,
알고도 외면하는
우리의 삶입니다.
참된 권력은
폭력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질서입니다.
진실을 베어내면
평화가
오는 것이 아니라,
비겁한 침묵만이
남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그 말씀을
잘라내지 않고
조용히 품으며 살아가는
생명의 시간이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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