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5,13-16: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1. 소금과 빛으로 부르심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존재 자체를 “소금”과 “빛”으로 규정하심을 보여준다. 제자는 단순히 어떤 역할을 맡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본질적으로 맛을 내고, 길을 비추는 사람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빛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를 위해 비추고, 소금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썩지 않도록 다른 것을 보존한다. 그리스도인의 삶도 이와 같아야 한다.”(Homilia in Matthaeum 15,6) 즉, 제자들의 존재는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을 위한 봉사적 존재라는 것이다.
2. 행실을 통한 증거
예수님은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16절)라고 하신다.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단순한 말이 아니라, 행실로 드러나는 신앙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너희의 빛은 너희의 행실이다.”(Sermo 53,6) 그리스도인은 말보다 삶으로써 세상을 비추는 존재라는 것이다.
이와 연결하여 이사야 예언자는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나누어주고, 불쌍한 이들을 네 집에 들이면, 네 빛이 새벽빛처럼 솟아오를 것이다.”(이사 58,7-8)라고 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빛을 드러낸다.
3. 교회의 사명: 세상의 빛
교회가 세상 안에서 소금과 빛이 된다는 것은 곧 선교적 사명을 의미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교회가 “세상에 봉사하고, 하느님의 구원을 드러내는 보편적 성사”(교회 48)라고 가르친다. 교회의 모든 존재 이유는 세상을 위하여,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는 데 있다.
바오로 사도 역시 코린토 신자들에게 “나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 외에는 아무것도 알지 않기로 결심하였다.”(1코린 2,2) 고백한다. 교회의 빛은 화려한 언변이나 인간적 힘에서 나오지 않고, 오직 십자가의 사랑에서 나온다. 십자가의 나약함 안에 담긴 하느님의 능력(1코린 2,4)이야말로 교회가 세상에 비추어야 할 가장 큰 빛이다.
4. 우리의 삶 안에서
오늘 복음은 우리 각자에게 묻는다. 나는 내 삶 안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 소금처럼 평범한 일상 안에서 작은 사랑을 나누고, 기쁨과 이해를 전하며, 세상을 보존하고 있는가? 빛처럼 어둠 속에서 꺼지지 않고, 다른 이들을 위한 길잡이가 되고 있는가?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씀처럼, “사랑하라,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하여라.”(In Epistulam Ioannis ad Parthos Tractatus 7,8) 사랑 안에서 행해지는 모든 삶은 이미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추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5. 결론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맛을 지켜내는 소금이며, 세상을 밝혀주는 빛입니다. 그 존재 자체가 다른 이를 위한 것이며, 사랑으로 드러나는 삶을 통해 하느님을 세상에 증거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도 다짐해야 합니다. 교회의 참된 모습은 세상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주는 사랑의 교회, 즉 소금과 빛으로 존재하는 교회입니다. 그럴 때 교회는 산 위에 있는 마을처럼 세상이 볼 수 있는 증거가 될 것이며,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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