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르 7,1-13: “조상들의 전통”
오늘 복음에서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을 찾아와 제자들의 행동을 문제 삼는다.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 것을 두고 비난한 것이다. 그들은 자신을 스스로 경건하다고 여기며, 관습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하느님을 섬기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신다.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하지만, 그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6절) 여기서 주님께서는 하느님께서 보시는 것은 외적인 형식이나 관습이 아니라, 마음과 진실한 사랑임을 가르치신다. 형식과 전통만을 따르는 신앙은 겉치레에 불과하며,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열매를 맺지 못한다.
특히 오늘 복음에서 등장하는 코르반 서약은 인간의 전통이 어떻게 하느님의 계명을 무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부모를 공양해야 할 책임을 저버리고, 그것을 하느님께 바친 것이라는 명분으로 자기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처럼 외형적 규범에 얽매여 마음을 잃은 신앙을 강하게 경고하신다.
이것은 인간 전통과 하느님 계명 사이의 올바른 관계를 명확히 보여준다. 인간의 전통은 신앙생활을 돕는 수단이 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교부들도 이를 반복해서 강조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진정한 신앙은 외형적 의식이 아니라 마음의 순수와 사랑에서 비롯된다.”(Confessiones, IV,8) 가르쳤다.
성 바오로 역시 “사랑이 없으면 아무리 많은 규범과 법을 지켜도 아무 소용이 없다.”(1코린 13,1-3) 하였다. 교회의 가르침도 이를 뒷받침한다. 교리서 2052항은 “하느님께 대한 참된 경배는 마음의 중심에서 나오는 사랑과 경외에서 비롯되며, 외적인 의식은 이를 돕는 수단일 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외형적인 신앙이나 관습에 치우쳐 마음으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있는가? 교회의 법과 전통을 지키면서도 그 속에 담긴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가?
진정한 신앙인은 외적인 관습을 따르는 데 그치지 않는다. 마음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섬기며, 그분의 뜻을 삶 속에서 실천합니다.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을 돌보며, 사랑을 통해 하느님과 하나 되는 삶을 사는 사람이다. 오늘 복음을 마음에 새기며, 우리의 신앙을 형식과 관습에서 본질과 사랑으로 전환해 나가자. 외적 규범이 아닌, 마음과 행동으로 하느님을 증거하는 신앙이 되도록 하자.
“주님, 저의 마음을 깨끗이 하시어, 외적인 형식보다 참된 사랑으로 당신을 섬기게 하소서. 이웃을 진심으로 사랑하며, 제 삶 속에서 당신의 뜻이 살아 움직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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