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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21 조회수 : 42

복음: 루카 5,27-32: “죄인을 부르러 오신 예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세리 레위를 부르신다. 레위는 당시 사회에서 멸시받던 존재였다. 그는 로마 제국에 세금을 바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익을 챙기며 동족을 착취하던 자였다. 그러나 주님의 한 말씀, “나를 따라라.”(27절)는 그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초대는 단순히 직업을 바꾸라는 요구가 아니라, 마음과 영혼 전체를 주님께 바치라는 부르심이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장면을 묵상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한 말씀은 바다를 가르는 벼락과 같았다. 레위의 마음은 더 이상 세상 재물에 붙잡혀 있지 않고, 주님의 시선에 사로잡혔다.” (In Matthaeum homiliae 30,2) 곧, 주님의 부르심은 우리의 내적 속박을 풀고, 새로운 자유로 초대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레위는 곧장 집에서 큰 잔치를 베풀었다. 이 잔치는 단순한 음식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하는 기쁨과 은총의 잔치였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을 해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레위의 집에서 열린 잔치는 곧 교회의 모상이다. 거기에는 과거 죄인들이 모여 있었지만, 그리스도의 임재로 그들은 새로운 삶의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Sermo 99,3) 즉, 주님과 함께하는 식탁은 우리를 정죄하지 않고, 오히려 치유와 화해, 새로운 삶으로 이끄는 은총의 자리이다. 교회의 성체성사 또한 바로 이 은총의 연속이며, 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가 말한 것처럼 “불멸의 약”(Epistula ad Ephesios, 20,2)으로서, 우리의 내적 상처를 치유하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준다. 

 

하지만 바리사이들은 이 모습을 비난한다. 그러나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신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32절)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말씀을 이렇게 풀이한다. “병자가 의사에게 나아오듯, 죄인은 그리스도께 나아가야 한다. 자신이 병자임을 모른다면, 그리스도의 은총을 갈망하지도 않을 것이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12,12) 곧, 주님은 죄인을 거부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겸손히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자만이 참된 치유와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반대로 교만한 자는 자신의 덕에 만족하며, 하느님께서 주시는 은총을 닫아버린다. 

 

우리는 다른 이를 쉽게 정죄하거나 배척하기보다, 주님처럼 품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마음을 열어 주님을 받아들일 때, 우리 안에도 레위가 경험한 은총과 기쁨의 잔치가 열리게 된다.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주님은 죄인을 부르러 오셨으며, 그분의 부르심은 과거를 단절시키고 새로운 삶으로 초대하는 은총이다. 우리도 레위처럼 주님의 말씀에 응답하여 회개와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또한 성체 안에서 그분과 함께 잔치에 참여할 때, 우리의 삶은 치유와 기쁨으로 가득 찰 것이다. 사순시기를 지내는 우리는, 나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주님께 마음을 열며, 주님의 부르심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체험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하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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