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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2월 25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2-25 조회수 : 105

십자가는 회개와 지혜의 표징



오늘 예수님은 ‘표징을 요구하는 세대’를 ‘악한 세대’로 규정하십니다. 표징을 요구한다는 것은 믿음이 없음을 드러내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복음 전파 사명에 뛰어드시면서, 예수님은 말씀과 행적으로 제자들과 군중을 가르치셨으며, 그 가르침의 목적은 사람들이 당신을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로 믿어 구원에 이르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그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그 가르침을 보증하기 위하여 그 많은 표징을 보여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표징을 요구하고 있으니,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꼭 한 가지, 회개뿐이었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우리는 많은 예언자를 만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예언자들은 모두 참된 예언자들이지만, 거짓 예언자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참된 예언자와 거짓 예언자를 가름할 때, 그 잣대는 ‘회개’입니다.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다운 삶을 살지 못할 때, 이 백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 예언자가 파견된다는 점에서, 예언자의 설교 주제는 회개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예언자들 가운데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라 이방인들에게 파견되어 - 물론 이러한 파견을 모면하고자 인간적 수단을 강구하다가 결국 회개하여 -, 이방인들을 회개의 길로 이끈 요나는 예외적인 위대한 인물, ‘요나 예언자의 표징’이라는 표현이 가능한 인물이었습니다. 따라서 요나가 이 악한 세대에게 주어질 유일한 표징이라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는, 이 세대가 이미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어 믿음이 없는 사람들, 곧 이방인들로 전락했다는 판단이 함축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편 역사는, 외세로부터 나라를 굳건히 하기 위해 전사로 한 생을 살았던 다윗의 뒤를 이어, 솔로몬은 지혜로 나라를 번성하게 한 인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은 하느님께 부와 명예가 아니라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리기 위해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력, 곧 지혜를 청함으로써 지혜를 대표하는 인물로 역사에 남게 됩니다(1열왕 3,4-14). 다시 말해서, 솔로몬의 지혜는 지혜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베푸신 선물이기에, 이 선물을 잘 간직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하느님께 대한 전적인 믿음이 전제되어야 함은 너무나 자명한 일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요나의 표징과 마찬가지로, 솔로몬의 지혜에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바탕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요나보다 더 큰 이”,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있습니다. 이방인들, 곧 믿음이 없는 사람들을 회개의 길로 이끈 요나보다도, 그리고 이 이방인들이 지혜를 얻으려고 땅끝에서 찾아온 솔로몬보다도 ‘더 큰 이’가 바로 당신이심을 선언하십니다. ‘십자가’가 소리 높이는 선언입니다! 성부의 뜻에 따라 세상 구원을 위해서 짊어지시고 죽음을 맞이하신 십자가는, 성부께 대한 전적인 믿음의 표지이며, 모든 이의 회개와, 유다인이건 그리스인이건, 곧 믿는 이건 믿지 않는 이건 이들을 하나로 묶는 표지, 사람들의 눈에는 어리석게 보이나 하느님 보시기에는 지혜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도, 십자성호를 그으며 신앙인으로서의 자긍심과 함께 회개하는 삶, 다시 말해서 선과 악을 분명히 식별할 줄 아는 슬기로운 삶을 다짐하며, 힘찬 발걸음을 이어나가는 구원의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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