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5,43-48: 하느님 완전하심 같이 완전하게 되어라.
오늘 복음은 우리를 가장 높은 신앙인 삶의 자리로 이끌어 준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44절). 예수님의 이 말씀은 단순히 도덕적 권고가 아니라, 하느님을 닮아가라는 초대다.
예수님께서는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원수에게 유익하기보다, 우리 자신을 위한 것임을 밝히신다. 미움은 상대를 해치기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병들게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원수를 미워하는 것은 자신을 상처 입히는 것이다. 네가 그를 용서하면, 사실은 그보다 네 자신이 치유된다.”(Enarrationes in Psalmos 56,10) 원수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도덕적 관대함이 아니라, 영혼을 지키는 길이다.
주님은 원수를 사랑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신다. 이는 가장 높은 사랑의 표현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를 미워하지 말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라고 하신다. 이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닮으라는 명령이다.”(In Matthaeum Hom. 18,4)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저들을 용서하소서.”(루카 23,34)라고 기도하신 모습은 바로 이 말씀의 완전한 실현이다.
예수님께서는 원수 사랑의 근거를 아버지 하느님께 두신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45절). 하느님의 사랑은 조건 없이 모든 이에게 베풀어진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말한다. “태양이 악인에게도 빛을 비추듯, 의로운 영혼은 원수에게도 사랑을 비춘다. 이것이 곧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길이다.”(Commentarium in Matthaeum 14,2) 교회는 이러한 삶을 거룩함(holiness)이라고 부른다. 교리서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처럼 완전하라’는 부르심을 받았다.”(2013) 가르친다.
사순 시기는 기도, 단식, 자선을 통해 회개의 길을 걷는 때이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더 깊은 실천을 요구한다. 기도: 나를 힘들게 하는 이를 위해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자. 단식: 음식을 끊는 단식뿐 아니라, 분노와 원망을 끊는 단식을 하자. 자선: 나를 대적한 이에게도 선을 베푸는 자선으로 나아가자. 이것이 바로 아버지의 완전하심을 닮아가는 길이다.
오늘 주님께서는 우리를 인간적 정의의 한계를 넘어 복음적 사랑의 완성으로 초대하신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자를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의 완전하심을 닮으라는 부르심이다. 이 사순 시기에 우리 각자가 마음속에 있는 작은 원망과 미움을 내려놓고, 원수를 위해 기도하며, 아버지의 완전하심을 닮아가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참으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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