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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6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06 조회수 : 45

[사순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마태 21,33-43.45-46: “저 자가 상속자다. 자, 저 자를 죽이자!” 
 
오늘 복음의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에서 밭 임자인 하느님께서는 울타리와 확, 탑까지 마련해 주시고, 백성들에게는 그저 소출을 맺기만 하면 되는 은총을 주셨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하느님의 기대에 응답하지 않고, 그분의 종들인 예언자들을 박해하고 마침내 아들, 곧 외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죽였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포도밭은 하느님의 백성이요, 울타리는 율법, 탑은 성전, 확은 제단이다.”(Commentarium in Matthaeum, XIII,3) 즉, 하느님께서는 구원 역사를 위해 이미 모든 것을 마련하셨고, 사람들에게는 그분께 순종하며 열매를 맺는 삶만을 원하셨다. 그러나 소작인들은 그 은혜를 잊고 자기 욕심을 따라갔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주인의 아들을 보낸 것은 인간의 기대와 달리 이미 거부와 죽음을 아시면서도 사랑 때문에 그분을 내어주신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들을 보낸 것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가 아니라, 그분의 무한한 사랑을 드러내기 위함이었다.”(Homiliae in Matthaeum, LXVIII, 1) 곧, 십자가는 인간의 악함의 정점이면서도 동시에 하느님의 사랑의 극치이다. 
 
예수님은 “하느님께서는 너희에게서 하느님의 나라를 빼앗아, 그 소출을 내는 민족에게 주실 것이다.”(43)라고 하신다. 여기서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해석한다. “하느님의 나라는 유다인들에게서 다른 민족에게 옮겨졌으나, 유다인들이 완전히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은 이들은 이방인들과 함께 그 나라에 들어간다.”(Sermo 87, 8) 즉, 하느님 나라는 혈통이나 지위가 아니라, 믿음과 순종으로 열매 맺는 자들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예수님의 비유들은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드러내며, 그분의 죽음과 부활안에서 완전히 실현된다.”(546항) 또한,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으로부터 응답을 기다리시며, 교회는 언제나 주님께 열매를 내어 드려야 한다.”(2041-2043항 참조)라고 가르친다. 
 
이 비유는 단순히 과거 이스라엘 지도자들만이 아니라, 오늘 우리 소작인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하느님께서 주셨다. 성사, 말씀, 공동체, 성전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문제는 우리가 소출을 내고 있는가, 곧 사랑과 순종의 열매를 맺고 있느냐다. 우리가 믿음을 잃고 자기 소유욕에만 집착한다면, 우리 역시 “나쁜 소작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회개하고 주님의 은혜에 응답할 때, 우리는 충실한 소작인이 되어 하느님 나라의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묻는다. 나는 지금 어떤 소작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주님은 매일 우리 삶에 오셔서 열매를 찾으신다. 우리의 말과 행동, 기도와 봉사가 그 열매가 될 수 있다. 사순 시기인 지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열매를 기쁘게 봉헌할 수 있기를 기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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