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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11 조회수 : 49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 5,17-19: “스스로 계명을 지키고 남에게도 지키도록 가르쳐라.”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17절)라고 말씀하신다. 주님은 단순히 새로운 규정을 더하거나 옛 계명을 무시하려는 분이 아니라, 율법과 예언의 참된 의미를 드러내고 완성하신 분이시다. 율법의 본질은 하느님의 뜻에 대한 사랑과 순종이다. 따라서 율법은 문자 그대로의 규정 준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의 계명으로 충만해진다. 바오로 사도도 말한다.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 13,10).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율법을 폐지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그것을 당신 안에서 요약하고 완성하셨다.”(Adversus Haereses IV, 9,1)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율법의 영적 의미를 강조하며 이렇게 설명한다. “주님은 ‘율법만이 아니라 예언서까지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시며, 당신께서 옛것을 거스르는 분이 아니라, 그것을 완성하는 분임을 보여 주신다.”(Homilia XVI in Matthaeum) 성 아우구스티노는 그리스도를 “율법의 열매”라고 부른다. “율법은 은총을 찾게 하려고 주어졌고, 은총은 율법을 완성하려고 주어졌다.”(De Spiritu et Littera, 19) 이처럼 교부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단순히 옛 규정을 보존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율법이 목적과 충만을 얻는 사건으로 이해했다. 
 
교리서는 “복음의 법은 옛 법을 완성하고 정화하고 능가하며 완전하게 한다.”(1967)라고 한다. 또한, 예수님의 산상설교에 대해 “예수님은 십계명의 요구를 기억하게 하시며, 자기 자신에게서 계명의 충만한 의미를 드러내신다.”(2053)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율법의 완성은 단순히 행위의 차원이 아니라, 마음의 변화와 사랑의 충만에 달려있다. 
 
사순 시기를 걷고 있는 우리에게, 오늘 복음은 큰 물음을 던진다. 나는 계명을 단순히 “금지 조항”이나 “의무”로만 보고 있지 않은가? 아니면 그것을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살아내는 길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예수께서는 가장 작은 계명조차도 무시하지 말라고 하신다. 작은 것 하나를 가볍게 여길 때, 우리는 결국 큰 사랑에도 불충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의 작은 충실함, 작은 희생, 작은 사랑의 실천이 곧 하늘나라의 큰 보화로 이어진다. 예수님은 율법을 넘어선 분이 아니라, 율법을 충만하게 하신 분이시다. 그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계명의 깊은 의미는 곧 사랑임이 드러났다. 사순 시기를 지내며 우리도 주님의 계명을 지키고, 더 나아가 그것을 이웃에게 전하며 함께 살아가도록 초대받고 있다. 작은 계명 하나하나에 충실할 때, 우리는 주님께서 원하시는 부활의 새로운 생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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