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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4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6-03-13 조회수 : 131

바리사이와 세리의 기도

 


오늘 예수님은 스스로 의롭다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하나는 세리였다.

 

분리된 자를 의미하는 바리사이파는 사두가이파와 에쎄네파와 함께 당시 유다교의 영향력 있던 종교조직으로서, 예수님 시대에 약 6,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율법 제일주의자로서 철저한 율법 준수를 통해서만이 하느님의 의로움, 곧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믿고 있던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율법 준수에 성실하지 못한 자들, 예를 들어 세리들과 죄인들을 무법자로 여겨 업신여기거나 상종을 일체 거부했으며, 나아가 의로움, 곧 구원 영역에서 하느님께 자기 권리를 내세울 수 있다고 확신하던 사람들입니다.

한편, 세리들은 하나의 세무직에 종사하던 사람들로서, 복음에서는 늘 죄인들과 함께 언급됩니다. 하나의 직업으로서 그 직무에 충실하기만 하면 되었겠지만, 로마제국의 치하라는 정치적 상황에서, 모든 세금이 로마제국으로 흘러 들어갔기에, 세리라는 직업 자체가 유다인들의 눈에 좋게 보일 리 없었을 뿐만 아니라, 착복이나 횡령 등으로 어느 직업보다도 비리의 위험이 컸기 때문입니다.

 

이 두 사람이 같은 목적으로 성전에 올라갑니다. 우리는 의롭다고 자처하던 사람의 기도와 가슴을 치며 자비를 청하는 사람’, 이 두 사람의 기도 내용과 모습 속에서 그들의 속마음과 신앙 현실을 그대로 직시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바리사이의 기도 안에는 하느님이 자리하실 공간이 없습니다. ‘하느님의 부재가 목격됩니다. 기도는 부족한 인간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께 올리는 행위, 따라서 하느님 중심이어야 하는데,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입니다. 사실 종교적인 잣대로 본다면, 이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율법을 완벽하게 준수한 인물로 평가되나,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필요성이 결핍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바리사이의 기도 속에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하는 표현이 담겨 있기는 하나, 이 역시 하느님 없이도 구원에 이를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고 확신하는 신념의 또 다른 표현일 뿐입니다.

이와는 달리, 세리의 기도는 오로지 하느님 중심적입니다.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다시 말해서 잘못을 일일이 열거하여 용서를 청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그저 가슴을 치며 ,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시기를간청할 뿐입니다. 하느님의 자비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고백, 위대한 신앙인의 고백이며, 늘 가슴에 담고 살아가야 할 고백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바리사이는 하느님께 의로움을 청한 적이 없었던 반면, 세리는 그것이 기도의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신앙인으로 열심히 살고 있다면 이조차 전적으로 하느님의 도우심 덕분임을 온 마음으로 감사드리고, 아직 부족함이 태산이라면 자비하신 하느님께 자비와 도움을 청하며, 은총의 이 사순시기를 더욱 힘내 달려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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