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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17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17 조회수 : 63

 [사순 제4주간 화요일] 
 
복음: 요한 5,1-16: “건강해지고 싶으냐?” 
 
오늘 복음은 벳자타 연못에서 38년 동안이나 고생한 병자의 이야기를 전한다. 예수님께서는 그를 보시고 다가가 물으신다. “건강해지고 싶으냐?”(6절) 예수님의 이 질문은 단순한 상태 확인이 아니다. 이는 병자에게 자신의 내적 의지를 깨닫게 하시려는 말씀이다. 그는 단순히 물리적 치유만을 기다렸다. “물이 출렁거릴 때에 저를 못 속에 넣어줄 사람이 없습니다.”(7절)라고 대답한 것은, 사실 그의 절망과 고립을 드러낸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38년 된 병자는 율법에 묶여 있던 인류를 상징한다. 그는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으나, 은총으로 오신 주님께서 그를 일으키신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17,2) 즉, 병자는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구원받을 수 없는 인간 전체를 상징한다. 
 
예수님께서는 단지 병을 낫게 하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길을 명하셨다. “일어나라!”→새로운 생명의 은총을 주신다. “네 들것을 들라.”→과거의 무능과 죄의 상징을 이제는 지배하라는 명령이다. “걸어가라.”→은총을 받은 이로써 새로운 삶을 살아가라는 초대를 말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분은 단순히 고쳐 주신 것에 그치지 않고, 그에게 힘을 주시어 걸어가게 하셨다. 이는 은총이 단지 병을 고칠 뿐 아니라, 새로운 삶을 살도록 변화시킨다는 것을 보여 준다.”(In Ioannem Homilia 36,1) 
 
“다시는 죄를 짓지 마라.”(14절) 치유된 사람을 다시 만나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다. 이는 단순한 도덕적 훈계가 아니라, 영혼의 치유가 육체의 치유보다 더 본질적임을 보여 준다. 성 암브로시오는 말한다. “병의 원인은 종종 죄에서 비롯된다. 주님께서는 그의 몸을 치유하시고, 영혼까지 치유하시기 위하여 죄를 멀리하라고 명하신다.”(De Poenitentia II,10,95) 육체적 치유는 잠시지만, 죄에서의 치유는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진다. 교리서도 이 복음을 깊이 해석한다. “예수님의 치유 기적은 단순한 이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가 이미 그분 안에서 다가왔음을 드러내는 표징이다.”(547항) “주님께서는 우리를 죄에서 해방시키실 뿐 아니라, 은총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도록 부르신다.”(1996항 참조) 
 
우리도 종종 “들것에 누워 있는 자”와 같다. 나를 얽매는 죄, 무력감, 낙담 속에서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가오셔서 말씀하신다. “일어나라. 네 들것을 들고 걸어가라.”(8절) 사순절은 우리를 다시 일으키는 은총의 시간이다. 과거의 들것에 눌려 있지 말고, 그 들것을 지고 주님을 따라 걸어가야 할 것이다. 오늘 우리는 주님 앞에서 이렇게 기도해야 한다. “주님, 제가 은총 안에서 다시 일어나 걷게 하소서. 더 이상 죄의 들것에 눌려 있지 않고, 당신의 말씀을 따라 사랑의 길을 걷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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