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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21 조회수 : 56
[사순 제4주간 토요일] 
 
복음: 요한 7,40-53: “그리스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있겠는가?”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을 둘러싼 논쟁을 본다. 어떤 이는 그분을 모세가 약속한 예언자라 하고, 또 어떤 이는 그리스도라 말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그리스도가 갈릴래아에서 나올 리가 없지 않은가?”(41절)라며 배척한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인간적 기준과 세속적 지식에 의존하여 그리스도를 판단하는 태도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을 이렇게 묵상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갈릴래아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베들레헴에서 나오셨다. 그러나 그것을 알지 못한 자들은 그분을 갈릴래아 출신이라고 여겼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36,3) 즉, 사람들은 외적인 것만 보고, 실제로는 그분의 참된 정체성을 알지 못했다. 성 예로니모 역시 같은 본문을 주석하면서 말한다. “성경을 모르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모르는 것이다.”(Prologus in Isaiam) 
 
유다인들은 성경을 연구한다고 했지만, 성경이 증언하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심을 알지 못했다. 또한,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성전 경비병들의 고백,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46절)라는 말은 오리게네스가 말하듯이, 그리스도의 말씀에는 본질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신적 권위가 있기 때문이다.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왜냐하면, 그분은 하느님의 말씀이셨기 때문이다.”(Commentarium in Ioannem, XIX, 12) 
 
교회는 예수님이 “율법과 예언서 전체를 성취하신 분”이심을 가르친다(교리서, 577-582항 참조). 그러나 당시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은 자신들의 지식과 권위에 안주하여 그분을 배척했다. 니고데모가 던진 말처럼(51절), 하느님을 올바로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그분의 말씀을 직접 듣고, 그분의 행적을 보고,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교만과 자기 확신 안에 머문다면, 결국 하느님을 거부하는 길로 가게 된다. 
 
이 사순 시기에 우리도 “내 기준과 내 지식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그 벽은 교만, 편견, 자기 확신으로 쌓여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받아들여야 할 구세주이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성경과 성체를 함께 설명하며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의 말씀은 영혼을 양식으로 채우며, 그리스도의 몸은 우리를 영원히 살게 한다.”(Enarrationes in Psalmos 103,1,2) 즉, 성경은 그리스도를 깨닫게 하는 눈을 열어주고, 성체는 그리스도와 실제로 하나 되게 하는 은총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사순 시기에, 우리 마음을 낮추어 경비병들처럼 고백하자. “주님, 당신처럼 말씀하시는 분은 없습니다.” 그 고백 안에서 그리스도를 참되게 만나고, 부활의 은총으로 나아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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