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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2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23 조회수 : 62

 [사순 제5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8,12-20: 나는 세상의 빛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세상의 빛”(12절)이라고 선포하신다. 이는 단순히 도덕적 지침이나 깨달음을 주는 스승의 차원이 아니라, 하느님 자신만이 줄 수 있는 생명의 빛을 주신다는 선언이다. 성 아타나시오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버지께서 빛이시듯, 아들도 빛이시다. 그분 안에 생명이 있으며,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 된다.”(Contra Arianos II, 18) 따라서 예수님은 단순히 유다인의 메시아가 아니라, 온 세상의 빛이시다. 
 
예수님은 “나를 따르는 이는 어둠 속을 걷지 않고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다.”(12절)라고 말씀하신다. 여기서 “따른다.”라는 말은 단순히 외적으로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 그분의 가르침을 믿고 삶 안에서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구절을 해석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그분의 삶을 본받고, 그분의 가르침에 순종하며, 세속적 욕망을 버리고 그리스도를 선택하는 것이다.”(Homiliae in Ioannem 53,1) 즉,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 안의 어둠(죄, 무지, 이기심)을 몰아내는 삶이다. 
 
바리사이들은 “당신의 증언은 유효하지 않소.”(13절)라며 예수님의 자기 증언을 거부한다. 그들은 인간적 기준, 율법적 형식만으로 판단하였고, 하느님과의 친교에서 오는 내적 빛을 보지 못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지적하며 말한다. “그들은 눈앞의 태양을 보면서도 여전히 눈을 감은 자들이었다. 참 빛을 거부한 자들은 그들의 어둠 속에서 죽을 수밖에 없었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36,4) 오늘날 우리도 신앙을 단지 인간적 기준, 세속적 이성으로만 재단한다면 바리사이와 다르지 않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나 자신에 관하여 증언하고, 또 나를 보내신 아버지께서도 나에 관하여 증언하신다.”(18절)라고 말씀하신다. 즉, 그분의 말씀과 행적은 곧, 아버지의 증언이며,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삼위일체적 계시이다. 그러므로 예수님을 아는 것이 곧 아버지를 아는 길이며, 그분을 받아들이는 것이 곧, 하느님과의 친교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사순 시기는 빛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이다. 우리가 회개와 기도를 통해 주님의 빛을 받아들이면, 우리 안의 어둠은 사라지고, 우리는 “빛의 자녀”(에페 5,8)로 새롭게 태어난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권고한다. “사람이 하느님의 빛을 받아들일 때, 그는 빛 안에서 살게 되고, 하느님을 닮아가게 된다. 빛을 거부하는 자는 자기 자신을 멸망으로 몰아넣는 것이다.”(Adversus Haereses IV, 20, 2) 예수님은 단순한 스승이 아니라, 세상의 빛, 생명의 빛이시다. 사순 시기를 지내는 우리도 이 빛 앞에 눈을 열고, 죄와 무지의 어둠을 버리며, 그분을 따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이때 우리는 진정 부활의 새 아침, 빛의 충만함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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