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루카 1,31)
하느님의 일은
소란스럽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모르는
순간에 시작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주어졌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마리아의 “예”가
필요했습니다.
이렇듯이
하느님의 뜻은
일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마리아의 자유로운
응답을 통해 실현됩니다.
새로운 것을
품는다는 것은
기대와 동시에
두려움을 동반합니다.
잉태한다는 것은
자신의 몸과 삶을
기꺼이 내어주는
일입니다.
잉태는
보이지 않는
기적입니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 앞에서
자신의 계획이나
두려움을 앞세우기보다
그 뜻에 자신을
내어 맡깁니다.
이는 단순한
복종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가장 선하다는
신뢰 위의 순종입니다.
모든 것을 이해한
후(後)가 아니라,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입니다.
성장하는 길은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됩니다.
받아들이는
겸손이야말로
가장 큰 가능성의
공간입니다.
보이지 않는 말씀이
보이는 생명으로
변하는 육화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생명을
세상에 드러내는
생명을 낳는 존재가 됩니다.
세상은 거대한 변화보다
한 사람의 작은 응답에서
시작됩니다.
응답은
단순한 말이
아닙니다.
“예”라는 한마디는
삶 전체를 내어 맡기는
가장 조용하면서도
가장 깊은 결정입니다.
주님 탄생 예고와
주님의 십자가는
하나의 사랑으로
시작되어 끝까지
완성되는
같은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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