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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3월 30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3-30 조회수 : 56

 [성주간 월요일] 
 
복음: 요한 12,1-11: “향유의 향기, 사랑의 향기” 
 
오늘 복음은 파스카 축제를 앞두고 베타니아에서 예수님과 마리아의 만남을 보여 준다. 마리아는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발에 붓고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린다. 이는 단순한 봉사 이상의 행위이며, 사랑의 낭비처럼 보이는 봉헌이었다. “온 집안에 향유 냄새가 가득하였다.”(3절) 마리아의 행위는 예수님을 향한 온전한 사랑의 표현이었고, 그 향기는 단지 한 집을 넘어서 교회의 향기가 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마리아는 신자들을 상징한다. 그리스도의 발에 향유를 붓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 곧 교회를 돌보는 사랑의 행위이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50,6) 즉, 우리가 가난한 이를 돕고, 병자를 방문하며, 낯선 이를 맞아들이는 모든 행위는 곧 그리스도의 발에 향유를 붓는 행위가 된다. 
 
유다는 향유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며, “삼백 데나리온에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는가?”(5절)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마리아의 봉헌을 옹호하시며, 사랑은 결코 낭비가 아님을 드러내신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설명한다. “가난한 이를 돕는 일은 중요하다. 그러나 하느님께 드리는 경배와 사랑은 그 무엇보다 우선한다. 경배와 사랑이 있어야 참된 자선도 가능하다.”(Homiliae in Ioannem 65,3) 오늘 우리는 신앙을 경제적 계산으로만 평가하지 않고, 주님을 향한 무조건적 사랑과 봉헌을 배워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여자를 그냥 놔두어라. 그리하여 내 장례 날을 위하여 이 기름을 간직하게 하여라.”(7절)라고 하신다. 마리아의 향유는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곧 닥칠 예수님의 죽음과 장례, 그리고 부활을 예고한다. 교리서는 가르친다. “예수님의 죽음은 우연이 아니라 하느님 구원 계획의 신비 안에 속하며, 그분의 사랑이 세상 끝까지 드러난 결정적 사건이다.”(599항) 마리아의 행위는 예수님께서 인류를 위하여 바치실 십자가 사랑에 대한 응답이자 준비였다. 
 
라자로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예수님을 믿게 되자, 수석 사제들은 라자로까지 죽이려 한다.(10절) 생명을 주시는 분 앞에서 살해로 대응하는 이 모습은 시기와 어리석음의 극치이다. 그러나 라자로를 죽인다 한들, 예수님은 부활하실 분이시다. 성 이레네오는 말한다. “생명을 주시는 분을 죽이려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분 안에는 죽음을 이기는 생명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Adversus Haereses V,1,1) 하느님의 계획은 인간의 계산과 폭력으로 막을 수 없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향기입니다.”(2코린 2,15) 오늘 마리아가 부은 향유처럼, 우리 삶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세상에 가득 채우는 삶이 되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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