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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4월 1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4-01 조회수 : 38

[성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 26,14-25: “사람의 아들을 배반한 그 사람은 불행하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수난 여정에서 어두운 순간 중 하나를 보여 준다. 바로 제자 가운데 한 사람, 이스카리옷 유다가 은전 서른 닢에 스승을 팔아넘기는 이야기이다. 유다는 대사제들에게 가서 “내가 그분을 넘겨주면 나에게 무엇을 주실 작정입니까?”(15절)라고 묻는다. 한순간, 그는 스승을 거래 대상으로 삼았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두고 “유다는 진리를 팔았지만, 자신을 더 값싸게 팔아넘겼다.”(In Iohannis Evangelium Tractatus 62,1)라고 말한다. 그의 마음은 탐욕과 사탄의 유혹에 사로잡혀 있었다. 결국, 유다는 돈을 얻었으나, 자유와 생명은 잃고 말았다. 
 
예수님께서는 “아무개”의 집에서 파스카 만찬을 준비하라고 하신다(26,18).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장면을 묵상하며, “그 집은 주님을 맞이하는 믿음의 집이었기에 영광스럽게 되었다.”(Homiliae in Matthaeum 80,1)라고 했다. 우리 각자의 마음이 바로 “아무개”의 집이 되어야 한다. 주님께서 들어오셔서 성찬을 나누실 수 있도록, 우리의 내적 방을 깨끗이 준비하는 것이 성주간의 중요한 과제다. 
 
예수님은 유다의 발을 씻어 주셨고, 식탁에서 함께 음식을 나누셨다. 즉, 끝까지 회개의 기회를 주셨다. 성 암브로시오는 “그리스도께서는 원수마저도 사랑으로 대하시며, 사랑을 거절하는 것은 인간의 몫으로 남겨두신다.”(Expositio Evangelii secundum Lucam X,112)라고 말한다. 혼란 속에서도 유다에게는 빛으로 돌아올 시간이 주어졌다. 그러나 그는 그 시간을 어둠으로 덮어 버렸다. 제자들은 두려움 속에 자신을 성찰한다.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22절). 참된 제자는 자기 안의 연약함을 직시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유다는 달랐다. 그는 “스승님”(23절)이라고 부르며, 예수님을 단순한 인간 스승으로만 여겼다. 성 예로니모는 “그리스도를 주님이 아니라, 단순한 스승으로만 고백하는 이는 참된 제자가 될 수 없다.”(Commentarii in Matthaeum IV, 26, 25)라고 말한다. 
 
유다의 불행은 모든 시대의 제자들에게 주는 경고이다. 탐욕은 신앙을 팔아넘기고, 교만은 그리스도를 스승으로만 여기게 하며, 절망은 회개의 길을 닫게 만든다. 그러나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주님, 저는 아니겠지요?”(22절)라고 물으며, 희망을 붙잡았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한다. “회개하지 않은 죄인에게는 심판이 있으나, 회개하는 죄인에게는 자비가 있다.”(Enarrationes in Psalmos 32, 8). 유다는 주님을 판 뒤 절망 속에 어둠으로 사라졌다. 그러나 제자들은 두려움 속에서도 다시 주님께 돌아와 빛 속에 섰다. 성주간을 지내는 우리도 탐욕과 두려움 속에 무너질 수 있지만, 언제든지 회개하여 주님의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 우리 각자의 마음이 “아무개”의 집처럼 주님을 모시는 성체의 집이 되기를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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