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간 수요일]
복음: 요한 6,35-40: 내가 바로 생명의 빵이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35절)라고 선언하신다. 이는 단순히 육신의 허기를 채우는 빵이 아니라, 인간 존재 전체를 영원한 생명으로 변화시키는 양식임을 밝히신 말씀이다.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람은 모두 나에게 올 것이고, 나에게 오는 사람을 나는 물리치지 않을 것이다.”(37절) 이 구절은 아버지의 뜻이 곧 아들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주님은 십자가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아버지의 뜻을 행하셨다(필립 2,8 참조). 그러므로 우리 또한 아버지의 뜻을 살아가는 삶으로 부름을 받았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설명한다. “아들을 믿는 이들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바로 이것이 아버지의 뜻이다. 그러므로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러 오셨는데, 이는 곧 믿는 이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는 것이다.”(Tractatus in Ioannis Evangelium 25, 12)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40절). 여기서 믿음은 단순한 지적 동의가 아니라, 하느님의 아드님과의 친교를 의미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를 두 가지 부활로 구분한다. 첫 번째 부활은 믿음을 통해 영적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두 번째 부활은 마지막 날 육신이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첫 번째 부활은 믿음이고, 두 번째 부활은 육신의 부활이다. 첫 번째 부활에 참여한 이는 행복하다. 그들에게는 두 번째 죽음이 권세를 갖지 못할 것이다.”(Tractatus 49, 2)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말씀으로만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이 생명을 우리에게 주신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가르친다. “포도주가 섞이고 빵이 나누어질 때, 우리의 몸과 그리스도의 몸이 하나가 된다.”(Adversus Haereses IV,18,5) 성체성사 안에서 우리는 성령을 통해 참 생명을 받는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부어짐으로써 우리는 새로운 피조물이 되고, 마지막 날에 부활하도록 준비되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은 우리를 초대한다. 첫째, 믿음을 통해 지금 여기서 첫 번째 부활을 살아야 한다. 둘째, 아버지의 뜻을 행하신 아들을 닮아, 우리도 하느님의 뜻에 순명하며 살아야 한다. 셋째, 성체 안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생명의 빵을 통해 날마다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 “나는 마지막 날에 그들을 다시 살릴 것이다.”(40절)라는 약속은 단순한 위로의 말씀이 아니라, 성체와 믿음을 통해 이미 시작된 현실이다. 보지 않고 믿는 우리에게는 이미 첫 번째 부활의 은총이 주어졌다. 이제 우리는 이 믿음을 끝까지 간직하여, 마지막 날에 완전한 부활, 곧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는 이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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