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복음: 요한 12,44-50: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빛으로 오신 분으로 드러내신다. 또한, 당신을 믿는 것은 곧 아버지를 믿는 것이며, 당신의 말씀은 곧 아버지의 말씀이라는 사실을 선언하신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나를 믿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믿는 것이다.”(44절). 예수님을 믿는 것은 단순히 한 스승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분을 보내신 아버지를 믿는 행위이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말한다. “아들을 보는 이는 곧 아버지를 본다. 보이지 않는 아버지는 하느님의 모습이신 아들 안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Adversus Haereses IV,6,6) 아들은 아버지의 완전한 현현이시다. 아들을 통하여 우리는 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나는 빛으로서 이 세상에 왔다. 나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어둠 속에 머무르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46절). 성 치릴로는 이렇게 풀이한다. “그리스도는 모든 이를 비추는 빛이시다. 이 빛을 통해 무지는 사라지고 진리가 드러난다.”(In Ioannem Commentarius VIII,6) 빛이신 그리스도 안에 머무는 이는 결코 어둠 속에 머물지 않는다. 그러나 빛을 거부하는 이는 스스로 어둠 속을 택하는 것이다.
“나는 세상을 심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러 왔다.”(47절). 그러나 말씀을 거부하는 이는 그 말씀으로 심판받는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한다. “아들은 심판하러 오지 않고 구원하러 오셨다. 그러나 그분의 말씀을 업신여기는 이들은 스스로에 의해 심판받는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53,6) 즉, 하느님은 우리를 단죄하려 하시는 분이 아니라, 구원하시려는 분이다. 심판은 우리가 스스로 빛을 거부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나는 그분의 명령이 영원한 생명임을 안다.”(50절). 아버지의 명령은 단순한 율법이 아니라, 생명을 주시는 말씀이다. 곧 아들이신 그리스도가 바로 아버지의 ‘영원한 생명’의 명령이시다. 교리서도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과 행적은 아버지의 계시이며, 그분의 전 생애는 아버지를 드러낸다.”(516항)라고 한다.
예수님은 세상의 빛으로 오셨다. 우리가 그분을 믿고 따른다면 더 이상 어둠 속에 머물지 않고, 아버지의 영원한 생명 안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그 말씀을 거부한다면, 빛을 등진 채 스스로 심판을 선택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도 우리는 빛이신 그리스도를 따르며,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세상에서 빛을 드러내는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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