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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03 조회수 : 23

복음: 요한 14,1-12: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1. 말씀의 초대
“너희는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1절) 예수님은 이제 곧 수난과 죽음을 맞으실 것을 아시며 제자들에게 마지막 위로를 건네신다. 제자들은 두려워했고,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때 예수님은 자신이 바로 “아버지께 가는 길”이라고 밝히신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6절) 
 
2. 그리스도: 아버지께 이르는 길
토마스가 물었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5절) 그의 질문은 우리 신앙의 질문과도 같다. 우리는 종종 하느님께 이르는 ‘길’을 찾으려 하지만, 정작 그 길이 인격이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잊곤 한다. 예수님은 단순히 길을 보여 주시는 분이 아니라, 자신이 곧 길이신 분이다. 그분이 진리이시며, 곧 하느님에게서 나신 참 하느님이시기 때문에 길이시다. 또한 그분이 생명이시며, 죄와 죽음 속에서 우리를 일으켜 세우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길이시다. 
 
“그분은 우리의 생명이시다. 그분 안에서만이 죄의 저주로 죽은 우리가 다시 살아난다.”(I. De La Potterie, La verité dans St. Jean, vol. II, Roma 1977, p. 1009) ‘진리’는 단순한 교리적 개념이 아니라, 살아 계신 그리스도의 현존 안에서 드러나는 계시의 선물이다. 그것은 인간의 지식이나 논리로 획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은총 안에서 그분께 자신을 맡기는 믿음으로만 얻을 수 있다. 
 
3.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필립보가 말한다.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8절) 이 말은 인간의 영원한 갈망을 드러낸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렇게 답하신다.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9절) 예수님을 본다는 것은 단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눈으로 아버지의 현존을 인식하는 것이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을 아는 지식은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은 아버지를 안다.”(Adversus Haereses IV,6,6) 그리고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덧붙인다. “길을 걷지 않고 목적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자는 미혹된 자이다. 그리스도가 길이시다. 그 길 위에서 진리를 배우고 생명을 얻는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34,9) 
 
4. 살아 있는 돌로서의 교회
제1독서(사도 6,1-7)에서는 일곱 부제를 세우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교회가 단순한 제도나 조직이 아니라, 봉사와 사랑 안에서 자라나는 살아 있는 공동체임을 보여 준다. 그리고 제2독서(1베드 2,4-9)는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이루십시오.”(1베드 2,5)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버림받은 돌이셨지만, 머릿돌이 되셨다. 우리 각자는 그 머릿돌 위에 자신을 쌓아 올리며, 하느님께 드리는 신령한 제물이 되어 간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해석한다. “그리스도께 결합하지 않은 자는 아무리 돌처럼 단단해 보여도 교회의 집에 속하지 않는다. 그분 안에 있는 자만이 생명의 집 일부가 된다.”(Homiliae in Epistolam I ad Petrum, 5) 
 
5. 신앙인의 하루: 신령한 제물로 사는 삶
우리는 매일 아침 하루를 선물로 받는다. 그 하루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마련하신 구원의 여정이다. 그분은 우리가 그 하루를 단순히 ‘지나가는 시간’으로 살지 않고, 신령한 제사로 바치길 바라신다.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1베드 2,5) 이 사제직은 세례를 받은 모든 신자가 부여받은 왕다운 사제직이다. 우리는 봉사와 사랑, 희생을 통해 자신의 하루를 제물로 드리는 사제적 존재이다. 예수님은 단지 길을 보여 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 길 자체이시다. 진리와 생명이신 분이기에 아버지께 이르는 유일한 길이 되신다. 그분과 믿음으로 결합할 때, 우리는 하느님께 드리는 살아 있는 제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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