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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08 조회수 : 28

복음: 요한 15,12-17: 서로 사랑하여라.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새 계명, 곧 사랑의 계명에 대한 말씀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12절) 이 말씀 안에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본질, 곧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일치가 담겨 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서로 사랑하라.”가 아니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사랑하라고 하신다. 이는 곧 자기 자신을 버리고 타인을 위하여 목숨까지 내어주는 사랑을 뜻한다.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13절)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말씀을 이렇게 주석한다. “더 큰 사랑은 친구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지만, 그리스도께서는 원수들을 위해서도 당신 목숨을 내놓으셨다.”(In Ioannem Evangelium, Tract. 84, 요한 15,13 의역) 바로 이 사랑 때문에,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도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돌아가셨다(로마 5,8). 그러므로 사랑은 단순한 도덕적 의무가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동참하는 길이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단순한 종으로 부르지 않으시고 “너희는 나의 친구다.”(14절)라고 선언하신다. 이는 계명을 지키는 이들이 단순히 명령에 복종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친교에 들어가는 존재임을 드러낸다. 야고보 사도는 아브라함을 “하느님의 벗”(야고 2,23)이라 불렀다. 아브라함이 믿음으로 하느님께 순종하였기 때문이다. 성 이레네오도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의 우정은 순종을 통해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순종하는 이는 하느님의 벗이며, 또한 자녀이다.”(Adversus Haereses, IV,16 의역) 우리는 사랑 안에서 계명을 지킴으로써 하느님의 벗이 되고, 그분의 자녀로 불리게 된다. 
 
예수님은 우리를 선택하시어 사랑의 열매를 맺게 하셨다.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16절) 바오로 사도는 “성령의 열매는 사랑”(갈라 5,22)이라고 단언한다. 열매 없는 가지는 잘려 나가지만, 사랑의 열매를 맺는 이는 하느님 안에 남아 영원히 살아간다. 성 치프리아노는 말한다. “사랑은 모든 덕의 뿌리요, 으뜸이다. 사랑이 없는 이는 아무리 큰 것을 하더라도 하느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다.”(De bono patientiae, 14, 1코린 13,1-3 의역) 그러므로 우리의 열매는 사랑이며, 사랑의 열매가 남을 때, 우리는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참된 제자가 되는 것이다(요한 15,8 참조). 
 
교리서도 “사랑은 모든 덕의 완성이며, 그것은 기쁨과 평화를 낳고, 형제애 안에서 사는 것을 보장한다.”(1829항 의역)고 가르친다. 즉, 사랑은 단순히 ‘하나의 계명’이 아니라, 모든 계명의 요약이자 그 완성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벗으로 부르시며, 당신이 우리를 사랑하신 것처럼 서로 사랑하라고 명하신다. 이 사랑은 원수까지 품는 십자가의 사랑이며, 열매를 맺는 성령의 사랑이다. 주님의 성체를 받아 모시는 이 순간, 우리 안에서 사랑의 열매가 자라나도록 성령께 간청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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