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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5월 9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5-09 조회수 : 32

복음: 요한 15,18-21: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분명히 말씀하신다.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거든 너희보다 먼저 나를 미워하였다는 것을 알아라.”(18절)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미움과 박해가 제자들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 그분을 따르기 때문에 오는 것임을 알려 주신다. “너희가 세상에 속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내가 너희를 세상에서 뽑았기 때문에, 세상이 너희를 미워하는 것이다.”(19절)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설명한다. “세상을 사랑하는 것은 곧 하느님을 미워하는 것이니, 누구든지 이 세상의 친구가 되기를 원한다면, 그는 하느님의 원수가 되는 것이다.”(In Ioannem Evangelium, Tract. 87 의역) 세상에 속하지 않고 그리스도께 속한 이들은 필연적으로 세상과 충돌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세상과 화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하느님의 빛과 진리를 증거하는 것이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사람들이 나를 박해하였으면 너희도 박해할 것이다.”(20절) 그리스도의 제자는 스승의 길을 따르는 사람이다. 스승이 고난과 십자가를 겪으셨다면, 제자 또한 그 길을 피할 수 없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가르친다. “주님께서 고난을 당하셔야 했다면, 제자들에게는 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그분을 모욕과 욕설로 찢어 놓았다면, 우리에게도 그런 일이 닥친다고 해서 놀라워할 것이 무엇이겠는가?”(Homilia in Ioannem 77 요약) 박해는 오히려 제자가 스승을 닮았다는 확실한 표징이다. 
 
“그들은 내 이름 때문에 너희에게 그 모든 일을 저지를 것이다.”(21절) 이는 세상 사람들이 제자들을 미워하고 박해하는 이유가 단순히 그들의 성격이나 행동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이름 때문이라는 뜻이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세상이 그리스도인을 미워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세상에 속한 자는 그리스도의 원수이기 때문이다.”(Epist. 81 의역) 그러므로 박해는 실패가 아니라, 오히려 그리스도의 제자직의 증거이다. 교회도 박해를 복음적 삶의 불가피한 부분으로 가르친다. 
 
교리서는 “그리스도의 온 생애는 십자가의 신비를 드러낸다.”(530항 의역) 또한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복음을 증언하는 것이다. 순교는 그 증언의 최고 형태이다.”(2473항 의역)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 박해는 두려움의 이유가 아니라, 주님과 일치하는 기회이며, 복음을 증거하는 최상의 자리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에 속하지 않고 당신께 속했기 때문에 세상이 우리를 미워한다고 말씀하신다. 박해는 피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주님을 닮는 은총의 길이다. 우리는 세상의 박해와 미움 앞에서 낙심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벗으로서 담대히 증거하는 삶을 다짐하자. “이 싸움에서 이기는 이가 주님과 함께 다스릴 것”(묵시 3,21 참조)이라는 약속을 믿으며, 끝까지 충실히 주님의 길을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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