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5,13-16: 세상의 소금과 빛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존재 의미를 밝히신다. 그들은 “세상의 소금”이며 “세상의 빛”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신앙인의 사명과 정체성을 발견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소금의 비유를 이렇게 해석했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라고 하셨다. 이는 부패한 세상에서 사람들을 지켜내고, 진리의 맛을 더하는 역할을 가르치신 것이다.” 소금은 썩음을 방지하고, 맛을 더하며, 정결하게 하는 힘을 지녔다. 교회 전통은 이 점에서 소금을 지혜와 순수의 상징으로 이해해 왔다. 세례 때 소금은 신앙의 지혜를 상징한다. 만약 신앙인이 그 ‘맛’을 잃는다면, 단순히 쓸모없게 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을 통하여 세상에 전해질 생명의 맛도 사라지게 된다.
예수님께서는 또한 제자들을 “세상의 빛”이라고 하신다. 그러나 그 빛은 그들 자신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께서는 태양이시고, 우리는 달이다. 달이 스스로 빛나지 않고 태양의 빛을 반사하듯이, 우리는 그리스도의 빛을 받아 세상을 비추는 것이다.” 즉, 신앙인의 빛은 그리스도와의 친교 안에서 나오는 것이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라.”(16절)라는 말씀은 우리가 세상 앞에서 스스로 드러나라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빛이 우리의 선행을 통해 드러나도록 하라는 초대이다.
교부들은 “등불을 등경 위에 놓는다.”15절)라는 비유를 교회와 연결했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등불은 그리스도의 말씀이고, 등경은 교회이다. 교회 안에서 말씀은 모든 이에게 빛을 주며, 세상 속에서도 어둠을 몰아낸다.”(Commentarium in Matthaeum 10,11 요약) 따라서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세상 한가운데서 말씀의 빛을 가리는 함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예수님께서는 마지막으로, 우리의 착한 행실이 드러남으로써 사람들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라고 말씀하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구절을 설명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착한 행실을 통해 사람들이 너희를 칭찬하지 않고, 하느님을 찬양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참된 선행이다.”(Sermo 54,2 요약) 그리스도인의 삶은 결국 자기 영광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이다. 우리가 세상에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사람들은 우리를 보면서 하느님께 향하게 된다. 우리는 소금처럼 세상에서 부패를 막고, 맛을 더하며, 순수하게 살아야 한다. 또한, 빛처럼 어둠을 몰아내고, 그리스도의 광채를 비추며, 우리의 선행을 통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 이제 성령의 은총을 청하며, 우리가 다시금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살아가기를, 그리고 우리의 모든 행실을 통하여 오직 하느님만이 찬양받으시기를 기도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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