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10,7-13: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1. 바르나바의 소명과 정체성
사도행전은 바르나바를 “착한 사람이며 성령과 믿음이 충만한 사람”(사도 11,24)이라고 증언한다. 그의 별명 “바르나바”(위로의 아들)는 단순한 애칭이 아니라, 그의 삶 전체를 요약한 영적 정체성이다. 그는 재산을 나누어 공동체에 봉헌했고(사도 4,36-37), 바오로 사도를 공동체 안에 받아들임으로써 교회의 일치를 위해 다리를 놓았다. 이 점에서 바르나바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라, 초대 교회가 성령의 인도로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 인물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사도들의 덕행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아무것도 간직하지 않고, 오직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의 유익만을 위해 살았다.”(In Acta Apostolorum Hom. 25 의역) 바르나바는 바로 이런 사도의 전형을 보여 준다.
2. 거저 받은 은총과 거저 주는 삶
오늘 복음의 핵심 말씀은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8절)이다. 은총(Gratia)은 결코 거래적 보상이 아니라, 무상의 선물이다. 따라서 제자는 그 받은 은총을 다시 무상으로 나누는 삶을 살아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아무 공로 없이 받았으니, 그 선물을 다시 아무 대가 없이 주어야 한다. 은총은 나눌수록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충만해진다.”(Sermones de Gratia 의역) 바르나바의 삶은 바로 이 말씀의 살아 있는 증언이었다.
3. 사도의 단순함과 자유로움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지팡이도, 여벌 옷도, 돈주머니도 가지지 말라고 하셨다. 이는 단순히 가난을 이상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만을 의지하는 자유로움을 가르친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주석한다. “그들이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떠난 것은, 인간적인 무기로 무장하지 않고 하느님의 힘으로만 싸우게 하기 위함이었다.”(Hom. in Matth. 의역) 또한 초대 교회의 문헌인 디다케는 참된 사도와 거짓 예언자를 분별하는 기준으로 탐욕과 이익 추구를 언급하며, 복음 선포자는 청빈과 무상이 본질이라고 가르친다(디다케 11,3-6 의역).
4. 교회의 가르침과 오늘의 적용
평신도 사도직에 관한 교령은 이렇게 강조한다. “평신도들은 받은 은혜를 거저 나누며, 말과 행실로써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세상을 복음의 정신으로 새롭게 해야 한다.”(3항 요약) 바르나바는 그리스도의 은총을 거저 받은 자로서, 공동체를 세우고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며, 일치를 위해 힘쓴 참된 교회의 모델이 되었다. 오늘 우리 역시 같은 부르심을 받고 있다.
5. 오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성 바르나바의 삶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받은 은총을 ‘내 것’으로 움켜쥐고 있지는 않은가? 신앙을 계산하거나 보상과 교환의 차원에서 이해하지는 않는가? 내가 가진 시간과 재능, 재물을 거저 나누며 이웃에게 ‘위로의 아들·딸’로 살고 있는가? 바르나바처럼 우리의 존재가 공동체 안에서 ‘위로와 평화의 통로’가 될 때, 우리는 복음의 진정한 증인이 될 수 있다.
6. 맺음말
성 바르나바는 자신의 소유와 삶 전체를 거저 내어주며, 복음을 위하여 마침내 피까지 흘린 증인이었다. 오늘 우리도 그의 전구를 청하자. 우리가 받은 은총을 거저 나누고, 세상에서 하늘 나라를 드러내며, 주님의 평화를 전하는 작은 사도로 살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8절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