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6월 23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6-06-22 조회수 : 79

좁은 문

 


오늘 복음이 좁은 문에 관하여 말하는 내용을 접하면서, 이 문을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문으로 취급하고서 하늘 나라에 들어가기는 정말 힘든 일일 것이다.하는 예단으로, 엄격함, 고행, 계명, 십자가, 고통 등 부정적인 개념들을 먼저 앞세우게 됩니다. 살면서 늘 피하거나 일정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요소들입니다. 이는 마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자기 주위에 열려 있는 문들을 촘촘히 감시하여 필요한 경우 닫아걸고, 금기 사항들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늘 노심초사하며, 언제나 방어적이며 수동적인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경계심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개념 속에서 좁은 문은 가축을 마음대로 다루기 위해 코나 목에 채우는 고리, 죄수들이 걸치는 수인복, 기쁨도 자유도 생명도 없는 매우 가파른 오솔길 정도에 불과할 것입니다.

 

좁은 문에 대한 이러한 개념만으로 만족한다면, 이는 예수님이 우리에게 건네주고자 하시는 차원 높은 가르침을 비껴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거의 닫혀 있는 좁은 문개념에 매여 있다면, 우리의 생각은 오히려 활짝 열려 있는 넓은 문을 향해야 할 것입니다. 분명 예수님은 기쁨을 가로막는 분이 아니시며, 자유 또는 생명을 경시하거나 마다하시는 분이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모든 사람이 진정한 기쁨을 누리고 온전한 자유를 누리며 참 생명을 추구하도록 좁은 문을 찾아 걸어가신 분이심을 철저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좁은 문은 따라서 기쁨과 자유와 생명의 문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엄격한 신앙생활을 요구하신다면, 그것은 우리를 진정한 기쁨으로 이끌기 위하심입니다. 우리가 고통을 받을 것임으로 숨기지 않으신다면, 그 고통을 통해 우리가 곧 온전한 자유에 이를 것임을 예고하기 위하심입니다. 또한 기꺼이 십자가를 짊어지도록 종용하신다면,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참 생명으로 이끌기 위하심입니다.

 

이처럼 좁은 문은 사랑과 자기희생과 정의와 용서와 너그러움과 선함과 부드러움으로 꾸며져 있는 문입니다. 이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우리도 그에 걸맞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데, 그러하지 못함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문은 마냥 좁게만 보이고, 통과하기를 꺼리거나 마다하려는 문으로 다가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문을 통과해야만 보다 넓은 세계, 하느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무상으로 주고자 하시는 구원의 세계를 만날 수 있고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은 독생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사람으로 이 세상에 보내셨으며, 아드님의 십자가상 희생제물을 통하여 세상과 인류 구원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그러나 구원이라는 이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좁은 문을 마주하고 통과하려는 노력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 예수님의 분명한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몸을 가볍게 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육적 또는 영적으로 불필요한 것들을 조금이라도 내려놓는 가운데, 몸을 가볍게 만들어 나가는, 의미 있는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