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10,37-42: “너희를 맞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맞아들이는 사람이다.”
오늘 복음은 제자의 길이 무엇인지를 근본적으로 묻는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데 있어 모든 인간적 관계나 애착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절대적 가치를 선포하신다. 동시에 당신 제자들을 받아들이는 이들에게 주어질 축복과 상급을 말씀하신다. 여기에는 두 가지 차원이 있다. 첫째, 제자가 되는 사람의 자기 포기와 십자가, 둘째, 제자들을 맞아들이는 사람들의 환대와 보상이다.
1. 절대가치로서의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신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은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37절) 이는 인간적 애정을 부정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모든 사랑이 궁극적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가르치시는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말한다. “하느님을 덜 사랑하기 때문에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 안에서 더 참되게 인간을 사랑하기 위해 그분을 우선적으로 사랑하는 것이다.”(De Doctrina Christiana I,22 현대적 의역) 따라서 그리스도와의 관계는 모든 관계의 기준이자 근원이다.
2. 십자가: 제자직의 본질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나에게 합당하지 않다.”(38절) 십자가는 단순한 고난의 상징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철저히 순종하는 삶을 의미한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인간을 구원하시려는 사랑의 표지이며, 제자도 역시 그 사랑에 동참하는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강조한다.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고자 한다면, 너 자신의 뜻을 버리고, 오직 주님의 뜻에 따르라. 이것이 바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Homiliae in Matthaeum 35,2 의역) 교리서는 이를 분명히 한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인류 구원의 유일한 희생 제사이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제자들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리스도를 따르도록 부름을 받는 것의 모범이다.”(618항 요약)
3. 예언자를 맞아들이는 환대
예수님께서는 또한 말씀하신다. “너희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고, 나를 받아들이는 이는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다.”(40절) 즉 제자를 맞아들이는 행위는 곧 그리스도를, 더 나아가 하느님 아버지를 맞아들이는 행위다. 작은 물 한 잔의 환대조차도 하늘에서 잃지 않고 보상된다.(42절) 이는 단순한 인간적 친절을 넘어, 신앙의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환대이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가르친다. “하느님의 종들을 환대하는 이는 하느님 자신을 환대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분의 말씀과 은총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Adversus Haereses IV,18,4 의역) 이러한 환대의 정신은 이미 구약에서 수넴 여인이 예언자 엘리사를 극진히 대접한 사건(2열왕 4,9-10)에서 드러난다. 하느님께서는 그녀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심으로써 응답하셨다.
4. 세례와 제자직의 길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에서 세례를 그리스도와의 죽음과 부활에의 참여로 설명한다.(로마 6,3-4) 제자직은 단순한 추종이 아니라, 세례를 통해 이미 시작된 “죽음과 생명”의 여정이다. 교회 헌장은 이렇게 선포한다. “세례를 받은 사람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결합되어,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새 사람을 입는다.”(7항 요약) 따라서 제자의 길은 매일의 작은 십자가 속에서 자기 포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동시에 그 길은 부활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
5.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우리 삶 속에서도 늘 선택의 갈등이 있다. 하느님의 뜻과 세상의 욕망 사이에서 매일 십자가가 드러난다. 그러나 이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히 고통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참된 자유와 사랑을 향한 길이다.
또한, 우리는 직접 복음을 선포하지 못하더라도, 선포자들을 환대하고 도울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렇게 말한다. “작은 친절의 행위조차도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는 데 기여한다.”(Evangelii Gaudium 279 의역)
6. 결론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묻는다. 나는 절대가치이신 그리스도를 따라 살고 있는가? 나는 복음 선포자들을 환대하고 있는가?
우리의 삶이 십자가를 감수하는 제자직의 삶이 될 때, 또 작은 환대와 나눔을 통해 복음을 맞아들일 때, 우리는 하느님의 나라를 증거하는 참된 제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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