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8,23-27: 풍랑을 가라앉히시다.
제자들은 갈릴래아 호수에서 풍랑을 만났다.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24절) 이는 자연적 상황만이 아니라, 믿음의 시련을 상징한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따르고 있었지만, 위험 앞에서 두려움에 휩싸여 믿음을 잃어버렸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주님께서는 일부러 주무신다. 제자들이 자신들의 연약함을 깨닫고, 그분을 간절히 찾게 하기 위해서다.”(Hom. in Matth. 28,1 요약) 즉, 풍랑은 제자들이 믿음을 배우도록 주어진 훈련의 순간이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당신께 달려왔을 때 먼저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26절)라고 꾸짖으신다. 제자들은 믿음이 전혀 없는 자들이 아니었다. 그러나 예수님이 함께 계신다는 사실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믿음이 약한 자들’이 된 것이다. 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시련은 믿음을 시험하며, 믿음을 더욱 굳건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유혹 속에서 하느님을 원망하지 말고, 오히려 그분이 함께 계심을 더욱 신뢰해야 한다.”(2846-2849+164항 참조)
풍랑 속의 배는 곧 교회의 상징이다. 교회는 세상이라는 거센 파도 위를 항해한다. 때로는 박해와 분열, 세속적 유혹이라는 풍랑이 교회를 위협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교회 안에 계시기에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 성 치프리아노는 교회를 배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한다. “배 밖에서는 아무도 구원받을 수 없다. 배 안에 머무는 자만이 파도를 이기고 항구에 닿는다.”(De unitate Ecclesiae, 6 요약) 따라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배가 아니라, 배 안에 계신 그리스도시다. 그분께 순종할 때, 교회는 안전하게 항구에 도달할 수 있다.
예수님은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자 곧 잠잠해졌다. 제자들은 놀라며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27절)라고 말한다. 이는 예수님이 단순한 스승이 아니라, 창조주 하느님이시며 만물의 주인이심을 드러내는 계시의 순간이다. 성 아타나시오는 말한다. “바다는 그분을 알아보고 잠잠해졌다. 피조물은 창조주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다.”(Orat. contra Arianos II,43 요약)
우리 각자의 삶에도 풍랑이 있다. 질병, 경제적 어려움, 관계의 파탄,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순간에 우리는 제자들처럼 “주님,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25절)라고 부르짖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주님은 배 안에 계신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더라도, 주님은 늘 함께 하신다. 믿음은 상황을 보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풍랑을 잠재우시는 분은 우리의 기술이나 노력보다 크신 하느님이시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26절)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