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마태 8,28-34
마귀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오직 주님에 대한 굳센 믿음!
오늘 복음 말씀 분위기가 꽤 음산하고 우울합니다.
예수님께서 가라다인들의 지방에 이르셨을 때, 마귀 들린 사람 둘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다가왔습니다.
예수님께서 두 사람의 얼굴과 행색을 보니 기가 막혔습니다.
밤낮없이 마귀들이 횡포를 부리니, 두 사람의 심신은 극도로 피폐해져 있었습니다.
마귀에 시달리느라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몇 달째 제대로 씻지도 못했으니 심한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밤잠을 제대로 못 자니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습니다.
머리는 산발한 채, 사람들의 눈을 피해 무덤을 거처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너무 괴로우니, 목청 높여 소리를 지르고... 다들 무서워 도망갔습니다.
그들은 목숨이 붙어있었지만, 이미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마귀들은 예수님께 돼지 떼 속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청합니다.
그분께서 그리하시니, 마귀들이 사람들로부터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러자 돼지 떼가 모두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달려, 모두 익사하고 맙니다.
마귀란 선하신 하느님의 대척점에 서서, 그분을 모욕하고, 그분의 나라와 다스림을 폄하하며,
사람들을 악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존재입니다.
그들이 지닌 두드러진 특징이 한 가지 있습니다.
음산하고 기괴합니다.
그들에게서 기쁨이나 희망, 사랑이나 자비의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꼭 가보자고 해서 어딜 갔는데, 분위기가 음산하거나 기괴하다면, 영 불편하고 꺼림직하다면, 초 스피드로 빠져나오는 것이 좋습니다.
깜도 안되는 나약하고 부족한 한 인간 존재에게 황금색 도포를 입히고, 왕관을 씌운다고 그가 구세주가 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어색하고 우중충한 분위기가 거듭 연출되고, 인간의 기본 상식으로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엉뚱한 이벤트가 계속되는 그런 장소는 마귀가 활동하는 장소가 틀림없습니다.
우리 가톨릭 신앙의 분위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분위기는 기쁨 충만한 분위기입니다.
밝고 화사한 분위기입니다.
비록 고통과 시련의 연속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록 살아있지만, 죽음의 권세에 억눌려 참삶을 살지 못하고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희망이 없는 상태가 곧 죽음입니다.
사랑이 없는 곳에 마귀의 세력이 창궐합니다.
틈만 나면 폭력을 휘두르고, 분열과 전쟁을 획책하는 무리들이 곧 악령입니다.
마음이 부서진 사람들을 감언이설로 살살 꼬드겨 벗겨 먹고 삶아 먹는 사이비 교주들이 곧 이 시대 사탄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자신도 모르게 죽음의 세력, 사탄의 권세 안으로 들어가,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 있는지 잘 성찰해봐야 하겠습니다.
가까운 이웃들이 저리도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는데, 나만, 우리 가정만, 우리 공동체만 별 탈 없으면 그만이라며 희희낙락하는 이기주의도 큰 악입니다.
반민족적이고 악의적인 가짜뉴스를 끝도 없이 유포시켜 선량한 백성을 악으로 끌어들이는 매체들도 반드시 배척해야 할 이 시대 악령입니다.
숱한 죽음의 세력과 사탄의 무리에 꿋꿋이 맞서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오직 우리 주님에 대한 굳센 믿음, 그리고 그분 현존에 대한 강력한 확신, 그분에게서 퍼져나오는 강력한 구원의 빛입니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