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금요일]
복음: 마태 12,1-8: 내가 바라는 것은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신앙의 본질과 실천적 삶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가르쳐 준다. 바리사이들은 안식일 법을 엄격히 지키는 것을 신앙의 척도로 삼았지만, 예수님께서는 형식보다 자비와 사랑의 실천이 더 중요함을 가르치신다. 안식일은 단순한 법적 의무가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이 인간을 위해 주어진 날이다. 교리서는 “안식일은 하느님을 기리며 동시에 인간이 쉼과 경건을 통해 하느님께로 마음을 향하게 하는 날”(2168-2172, 2184-2185항 참조)이라고 가르친다. 즉, 안식일의 참된 의미는 영적·육체적 안식과 사랑의 실천에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은 형식을 원하지 않으시고, 영혼이 올바른 사랑으로 그분께 나아오기를 원하신다.”(De Civitate Dei 18 요약)라고 강조한다. 이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안식일에 밀밭에서 이삭을 뜯는 것을 허락하신 맥락과 일치한다.
예수님은 다윗과 아히멜렉의 이야기를 통해 법과 제사보다 자비와 사랑이 우선임을 강조하신다. 하느님께서 즐겨 받으시는 제사는 희생 제물이 아니라 ‘신의’(호세 6,6)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단순한 규정이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도구로 보신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는 “법은 인간의 선을 위해 존재하며, 법의 근본 목적은 사랑과 정의를 실현하는 것”(Summa Theologiae I-II, q.90-94 요약)이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안식일이나 율법을 지키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사랑과 자비의 삶으로 완결될 때 참된 신앙이 되는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안식일 논쟁을 주석하며 말한다. “율법은 인간을 위하여 제정된 것이지, 인간이 율법을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법을 지키는 목적은 사랑이고, 자비이며,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Hom. in Matth. 39 요약) 이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안식일에 이삭을 뜯은 일을 옹호하신 맥락과 일치한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구체적인 삶의 지침을 준다. 현대 사회에서도 법과 규정은 필요하지만, 사람의 생명과 존엄, 필요를 위해 유연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일상에서 우리가 줄 수 있는 작은 도움, 격려, 관심이 바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희생 제물’이다. 현대인의 바쁜 삶 속에서도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살피는 실천이 필요하다. 겉으로 보이는 종교적 형식이나 의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모두 신앙을 살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신앙의 참된 기준을 가르쳐 주신다. 법과 형식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며,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는 자비와 사랑의 삶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일상에서 작은 도움과 친절, 이웃을 살피는 실천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우리는 안식일의 참된 의미를 깨닫고,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신앙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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