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간 화요일]
복음: 마태 19,23-30: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말씀하신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24절) 이 말씀은 단순히 부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죄라는 뜻이 아니라, 재물에 묶여 자유롭지 못한 인간의 마음 상태를 지적하신 것이다. 재물이 우상이 될 때, 사람은 하느님보다 그것에 집착하게 되고 결국 하느님 나라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된다. 교부들 역시 이 구절을 깊이 묵상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재물이 나쁜 것이 아니라, 재물에 집착하는 마음이 영혼을 쇠사슬로 묶는다. 재물을 바르게 사용할 때 그것은 덕을 위한 도구가 되지만, 그것을 붙잡을 때는 우리를 하느님 나라에서 멀어지게 한다.”(Hom. 63 요약)
제자들이 놀라며 “그렇다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25절)라고 물었을 때, 주님은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26절)라고 답하신다. 구원은 인간의 능력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의 은총으로 주어지는 선물이라는 점을 강조하신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말씀을 해설하면서 이렇게 덧붙인다. “하느님의 은총이 없이는 누구도 교만과 탐욕에서 해방될 수 없다. 은총이 우리 마음을 치유하고, 재물을 사랑하던 마음을 버리고 하느님을 사랑하도록 이끈다.”(De gratia et libero arbitrio 요약) 또한, 베드로가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27절)라고 물은 것은, 단순히 보상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직의 의미와 그 결실을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오리게네스는 말한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재산을 내놓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마음의 집착을 끊고,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제자들은 세상의 어떤 부보다도 더 귀한 ‘백 배의 상급’을 받게 된다.”(Comm. in Matt. 요약)
주님께서는 끝으로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30절)라고 말씀하신다. 세상의 기준과 하느님의 기준은 다르다. 세상에서의 부, 권력, 명예는 하느님 나라의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세상의 끝자리에서 모든 것을 잃은 자들이 하느님 안에서는 참된 생명과 상속을 얻는다. 성 그레고리오는 이렇게 가르친다. “세상에서 높임을 받은 이가 하늘에서 높임을 받으리라고 생각하지 마라. 오히려 세상에서 낮아진 이가 하늘에서 높아질 것이다. 왜냐하면, 하느님 나라는 겸손한 자들을 위하여 마련되었기 때문이다.”(Hom. in Evang. 요약)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재물과 집착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와 은총 안에 살아갈 것을 촉구한다. 부를 버린다는 것은 하느님을 가장 큰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첫째와 꼴찌의 역전은 세상 질서가 아닌, 은총의 질서를 드러내는 하느님 나라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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