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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8-23 조회수 : 34

[연중 제21주일] 
 
복음: 마태16,13-20: 하늘 나라의 열쇠를 너에게 주겠다. 
 
1. 신앙 고백의 근원: 하늘로부터 오는 선물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누구라고들 하느냐?”(13절) 하고 물으신 것은 단순한 여론 조사가 아니라, 제자들의 내면이 하느님의 계시에 열려 있는지를 묻는 근본적 질문이다. 베드로는 “스승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16절)라고 고백한다. 이 신앙 고백은 단순한 인간적 인식이 아니라, 하늘로부터 주어진 은총이다. 예수님께서 직접 말씀하신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17절)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신앙의 기원을 이렇게 설명한다. “베드로가 고백한 것은 인간의 지성으로 이해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진리였다. 그러므로 그 고백은 인간의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응답이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124,5 의역) 신앙은 단지 지성의 이해를 넘어, 하느님이 먼저 여신 관계의 응답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올바른 고백은 언제나 성령의 영감 안에서만 가능하다.(1코린 12,3 참조) 
 
2. “너는 베드로이다.”: 반석 위의 교회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고백 위에 교회를 세우신다고 하신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18절) 여기서 ‘반석’(πέτρα)은 단지 베드로 개인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고백한 믿음과 그 고백 안에서의 사도적 봉사를 포함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해석한다. “그리스도께서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셨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 위에 세웠다는 뜻이 아니라 그 신앙의 확고함 위에 세웠다는 의미이다. 그 신앙이 무너지지 않기에 교회도 무너지지 않는다.”(Homilia in Matthaeum 54,3 의역) 교회는 그러므로 언제나 베드로의 신앙, 곧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 위에 서 있다. 그 반석은 단단하지만, 동시에 봉사의 반석, 겸손한 직무의 기초이기도 하다. 
 
3. 열쇠의 의미: 하늘과 땅을 잇는 봉사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네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다.”(19절) ‘열쇠’는 권위를 상징하지만, 단순히 통치의 권력이 아니라, 열어 줌의 봉사, 용서와 화해의 직무를 가리킨다. 이사야서에서 “다윗의 집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걸겠다.”(22,22)라는 표현은 ‘하느님의 집’을 관리하고 문을 여닫는 청지기적 권한을 상징한다. 마찬가지로 베드로의 권한은 하느님 백성에게 생명의 문을 여는 권한, 곧 복음과 은총의 문을 여는 봉사직이다. 
 
교회 헌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그리스도께서는 교회의 사명을 지속시키기 위하여 복된 베드로를 다른 사도들 가운데 세워, 그 위에 교회의 영속적이고 가시적인 근거를 세우셨다. 그 권한은 그의 후계자, 곧 로마 주교 안에 계속 살아 있다.”(18항 의역) 따라서 베드로의 사명은 역사 속에서 단절되지 않고, 교회의 일치를 위한 가시적 중심으로 계속 이어진다. 일치 교령이 말하듯, “하느님의 뜻 안에서, 주님은 당신의 유일한 교회 안에 모든 사람을 부르신다.”(2항)라는 일치의 표징이기도 하다. 
 
4. 권위는 봉사를 위한 것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권한을 주신 목적은 지배가 아니라, 봉사이다. 교회 안의 권위는 언제나 사랑의 봉사 안에서 행사되어야 하며, 이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신”(마르 10,45)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는 것이다. 성 그레고리오는 교황직의 본질을 이렇게 요약했다. “나는 교회의 주인이 아니라, 하느님의 종들의 종(servus servorum Dei)이다.”(Epistolae, V,44) 그러므로 교회의 반석은 돌이 아니라, 사랑으로 굳건해진 믿음이다. 그 믿음은 언제나 교회 공동체 전체가 함께 세워가는 신앙이다. 
 
5. 찬미로 마무리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의 구원 계획의 신비 앞에서 이렇게 찬미한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어렵습니까?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로마 11,33.36) 
 
이 찬미는 베드로의 고백에서 시작된 교회의 신앙 고백으로 이어진다.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 안에서만 교회는 흔들리지 않으며, 모든 권위는 봉사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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