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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8월 26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8-26 조회수 : 43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복음: 마태 23,27-32: 겉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27절) 주님의 말씀은 단순히 그 시대 사람들에게만 향한 것이 아니라, 우리 각자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다. 오늘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겉모습과 내적 실재 사이의 괴리, 참된 신앙의 본질을 묵상하려고 한다. 
 
예수님께서 지적하신 바리사이들의 문제는 겉과 속의 불일치였다. 겉으로는 경건과 의로움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들의 마음은 불의와 교만으로 가득했다. “회칠한 무덤”이라는 표현은 당시 유다인들에게 잘 알려진 상징이다. 무덤은 겉에 회칠해서 멀리서 보면 깨끗해 보였지만, 그 속은 부패와 죽음으로 가득했다. 위선은 단순히 작은 잘못이 아니라, 진리를 가리는 죄이다. 선을 가장하지만 실제로는 하느님을 거역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31절)라고 말씀하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대신, 그 말씀을 전하는 이들을 박해함으로써 겉모습의 경건함과 내적 불신앙이 얼마나 심각하게 어긋나 있는지를 드러내신 것이다. 
 
교부들은 이 구절을 깊이 묵상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바리사이들이 겉으로는 율법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의 마음에는 탐욕과 교만이 가득하다. 회칠한 무덤은 사람들을 속이는 위선의 상징이다.”(Hom. in Matthaeum 72 요약)라고 해석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위선을 ‘이중적 삶’이라고 부른다. 그는 “겉으로는 하느님을 공경하는 듯하나, 속으로는 세속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들은 회칠한 무덤과 같다. 그들은 하느님의 성전이 아니라, 부패한 시신의 저장고다.”(Sermo 73 참조)라고 말한다. 교회 전통에서도 ‘회칠한 무덤’은 단순한 도덕적 비판이 아니라, 성전의 참된 의미와 연결된다. 바오로 사도는 “여러분의 몸이 성령의 성전입니다.”(1코린 6,19참조)라고 했다. 따라서 성전은 겉모습이 아니라, 내적 거룩함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불편하지만, 꼭 필요한 성찰을 요구한다. 나는 겉으로는 신앙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내 마음이 메말라 있지는 않은가? 신앙생활이 외적인 습관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가? 혹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신앙 행위가 아닌가? 참된 신앙은 하느님을 향한 내적 진실함에서 비롯된다. 하느님은 우리의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을 보신다.(1사무 16,7)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살아 있는 성전이 되는 것이다. 죽은 뼈로 가득한 무덤이 아니라, 성령으로 충만한 거룩한 성전이 되어야 한다. 겉과 속이 하나 된 진실한 삶, 하느님 앞에서 투명한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참으로 주님의 자녀가 된다. “회칠한 무덤”이 아니라, “성령의 성전”으로 살아가라는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우리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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