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주보

수원주보

Home

게시판 > 보기

오늘의 묵상

8월 2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8-28 조회수 : 33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복음: 마태 25,1-13: 열 처녀가 등불을 가지고 
 
오늘 복음은 잘 알려진 열 처녀의 비유이다.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등불을 준비한 열 처녀 가운데 다섯은 슬기롭고, 다섯은 어리석었다. 이 비유는 단순히 준비성의 차이가 아니라, 영원한 혼인 잔치에 들어가는 길이 무엇인지, 곧 구원의 열쇠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모든 처녀가 등불은 가지고 있었다. 이는 모두가 신앙의 표지를 가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기름을 준비한 이는 절반뿐이었다. 전통적으로 이 기름은 사랑(자선과 선행)을 상징한다. 바오로 사도가 말한 것처럼,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1코린 13,2) 신앙은 겉모습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랑이라는 내적 실천이 필요하다. 
 
신랑은 늦게 오고, 모두가 졸았다. 이는 종말이 지연되는 현실과 인간의 나약함을 반영한다. 그러나 깨어 있다는 것은 단순히 육체적으로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주님을 맞이할 준비, 곧 사랑으로 깨어 있는 상태를 뜻한다. “문은 닫혔다.”(10절) 이는 은총의 시간이 끝남을 뜻한다. 그제야 달려온 어리석은 처녀들은 주님의 혼인 잔치에 들어가지 못한다. 이 말씀은 구원의 문이 항상 열려 있는 듯 보이지만, 우리의 준비 여부에 따라 닫힐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풀이한다. “등불은 신앙을, 기름은 사랑을 상징한다. 신앙은 사랑으로 채워지지 않으면 꺼지고 만다.”(Sermones 요약)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강조한다. “등불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 기름, 곧 자선을 준비하지 않으면 잔치에 들어가지 못한다.”(Hom. in Matth. 78 참조) 성 치프리아노는 이 비유를 교회 공동체 안의 경계로 해석하며, “누구나 세례로 등불을 받지만, 끝까지 꺼뜨리지 않으려면 선행과 덕행으로 채워야 한다.”(De habitu virginum 참조)라고 말한다. 교리서는 이 말씀을 종말론적으로 설명한다. 주님의 재림은 지연되지만, 확실히 오며,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므로 신앙인들은 사랑으로 충실히 준비해야 한다.”(673, 1040-1041항 참조)라고 가르친다. 
 
우리도 신앙의 등불을 가지고 있다. 세례와 성사 생활, 기도와 말씀으로 불을 지피고 있다. 그러나 그 등불에 기름, 곧 사랑과 자선의 기름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순간에 꺼져버릴 수 있다. 주님은 오늘 우리를 초대하신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준비할 시간이며, 사랑을 쌓을 기회이다. 열 처녀의 비유는 단순히 준비성과 부주의를 나누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신앙이 사랑으로 완성되어야 한다는 구원의 핵심 진리를 전한다. 주님을 맞이할 준비는 먼 훗날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다. 오늘 우리가 실천하는 작은 사랑, 작은 자선, 작은 충실함이 바로 혼인 잔치에 들어가는 기름이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사랑의 기름을 준비하여, 신랑이신 주님께서 오실 때 이렇게 부르심을 받아야 한다. “어서 와서, 네 주인의 잔치에 참여하여라.”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