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4,31-37: 정말 그 말씀은 신기하구나.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권위 있는 말씀과 마귀를 굴복시키는 힘을 본다. 한마디 말씀으로 마귀 들린 사람을 치유하시자, 군중은 놀라며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 저이가 권위와 힘을 가지고 명령하니 더러운 영들도 나가지 않는가?”(36절)라고 고백한다. 예수님의 말씀은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실제로 악의 세력을 무너뜨리는 구원의 행위이다.
마귀는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34절)라고 고백한다. 이는 단순히 예수님의 정체를 알아본 것이 아니라, 그 권능 앞에 두려워 떨며 내뱉은 말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35절)라고 하시며 마귀를 내쫓으신다. 여기서 드러나는 것은 예수님의 권위가 단순한 말이 아니라, 하느님의 권능 그 자체라는 사실이다. 놀라운 점은, 마귀는 예수님을 알아보았지만 정작 이스라엘 백성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참된 신앙은 단순한 지식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는 순명과 사랑의 삶에서 드러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 장면을 해설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리스도의 권능은 길고 복잡한 주문이나 의식이 아니라, 단순한 명령 속에 드러난다. 이는 곧 그분이 하느님이심을 증거한다.”(Hom. in Matthaeum 27 참조) 성 아우구스티노는 “마귀가 예수님을 알아본 것은 두려움 때문이지 사랑 때문이 아니다. 진정한 믿음은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 안에서 완성된다.”(Enarrationes in Psalmos 50 참조)라고 설명한다. 성 이레네오는 마귀를 굴복시키는 예수님의 권능을 “새로운 권위의 가르침”이라 부르며, 율법 학자들과 다른 점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새 창조를 여는 힘”(Adversus Haereses III,19 참조)이라고 보았다. 교회 또한 예수님의 말씀을 단순한 지식이 아니라 구원의 사건으로 가르친다. 교리서는 “예수님의 기적은 단순히 놀라운 일이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가 이미 그분 안에서 도래했음을 드러내는 표징”(547항)이라 가르친다.
우리도 신앙인이면서 때로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할 때가 많다. 말씀을 듣고도 삶에서 그 힘을 체험하지 못하거나, 은총을 받고도 일상에서 주님을 알아보지 못할 수 있다. 깨어 있는 신앙의 눈을 가지려면, 기도와 성사 생활 안에서 주님의 임재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도 이웃 안에서 주님을 알아보고 섬길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갈 때, 우리의 말과 행동은 다른 이들에게도 권위 있는 가르침이 될 것이다. 오늘 군중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이게 대체 어떤 말씀인가?”(36절)라고 감탄했듯이, 우리도 매일 말씀 안에서 그분의 권능을 새롭게 경험해야 한다. 마귀도 주님을 알아보는데, 정작 우리 신앙인들이 그분을 놓쳐서는 안 된다. 늘 깨어서 말씀을 실천하며, 우리의 삶이 하느님의 권위 있는 증거가 되도록 살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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