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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3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9-03 조회수 : 39

복음: 루카 5,1-11: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쳐라.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잘 알고 있는 장면을 만난다. 갈릴래아 호수 가에서 밤새도록 수고했지만, 아무것도 잡지 못한 어부들이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한마디 말씀, “깊은 데로 저어 나가서 그물을 내려 고기를 잡아라.”(4절)라는 말씀에 시몬 베드로는 순종한다. 이 순종이 그들의 삶을 바꾸고, 제자로서의 새로운 사명을 시작하게 한다. 오늘 말씀은 우리도 주님의 말씀에 의탁하는 믿음으로 우리의 삶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부르심이다. 베드로와 동료들은 경험 많은 어부들이었다.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하였습니다.”(5절)라는 말은 그들의 무력함을 보여 준다. 그러나 베드로는 “그러나 스승님의 말씀대로 제가 그물을 내리겠습니다.”(5절)라고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과 경험을 넘어, 말씀에 자신을 맡기는 결단이었다. 

 

그 결과는 놀라운 풍요였다. 그러나 진정한 기적은 고기보다 베드로의 내적 변화에 있다. 그는 “주님, 저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저는 죄 많은 사람입니다.”(8절)라고 한다. 하느님의 거룩함 앞에서 자신의 죄인됨을 깨달았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를 떠나지 않으신다. 오히려 새로운 사명을 주신다. “두려워하지 마라. 이제부터 너는 사람을 낚을 것이다.”(10절) 이 말씀은 그들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교부들은 이 장면을 “교회의 시작”으로 보았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그물은 복음을 의미하고, 바다는 세상을 의미한다. 그물이 찢어질 듯 고기를 가득 잡은 것은 모든 민족이 복음을 통해 교회 안으로 모여들 것을 예표한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요약)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베드로의 태도를 두고, “자신의 경험을 버리고 말씀에 순종했을 때, 비로소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났다. 믿음은 인간의 계산 너머에서 하느님의 일하심을 체험하게 한다.”(Homilia in Matthaeum XIV,2 참조)라고 가르친다. 오리게네스는 “사람을 낚는다는 것은 영혼을 죽음에서 구해 생명으로 이끄는 일”이라 말하며, 사도들의 사명이 단순한 가르침이 아니라, 생명을 건 구원의 사명임을 강조한다. 

 

우리도 때때로 인생의 밤을 보내며 허탕을 칠 때가 있다. 그때 우리는 경험이나 능력에 의존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 앞에서 자기 고집을 버리고 순종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새로워진다. 

 

오늘 복음은 단순히 기적 이야기가 아니라 제자직의 시작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베드로가 경험과 자기 확신을 내려놓고 말씀에 순종했을 때, 하느님의 능력이 드러났다. 우리도 그리스도의 말씀을 삶 속에서 강생시키며,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제자가 되어야 한다. 그럴 때 우리도 ‘사람을 낚는 이’가 되어, 하느님의 구원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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