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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4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9-04 조회수 : 27

복음: 루카 5,33-39: 단식의 정신 

 

오늘 복음은 단식에 관한 논쟁으로 시작한다. 요한의 제자들과 바리사이들은 단식하며 기도하는데, 예수님의 제자들은 먹고 마신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단식의 본질과 참된 신앙의 태도를 새롭게 밝혀 주신다. 단식은 단순히 음식을 절제하는 행위가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기쁨과 희망을 누리는 신앙의 표현이라는 것을 가르치신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신랑으로 비유하시며, 당신과 함께 있는 동안은 혼인 잔치의 시간이라고 말씀하신다.(34절) 즉, 주님께서 현존하실 때 제자들은 슬픔이 아니라, 기쁨 속에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35절)이라 하셨으니, 이는 십자가의 죽음과 이어지는 주님의 부재 순간을 가리킨다. 그때 제자들은 단식할 것이다. 이어지는 새 옷과 헌 옷, 새 포도주와 헌 가죽 부대의 비유(36-37절)는 복음이 가져오는 새로움을 강조한다. 복음은 옛 율법적 틀 안에 억지로 꿰매어 붙일 수 없으며, 성령의 은총으로 새롭게 변화된 마음, 곧 ‘새 부대’ 안에서만 받아들여질 수 있다. 

 

교부들은 이 말씀을 단식과 신앙생활의 본질을 해석하는 중요한 열쇠로 삼았다. 성 이레네오는 단식을 “죄의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의 행위”라고 말한다. “참된 단식은 외적 형식이 아니라, 내적 회개와 사랑을 통해서만 의미를 갖는다.”라고 했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단식을 이렇게 설명한다. “단식의 열매는 단순히 음식을 끊는 데 있지 않고, 가난한 이를 기억하고, 마음을 겸손케 하며, 자비의 행위를 자라게 하는 데 있다.”(Homilia in Matthaeum 요약) 오리게네스는 “헌 부대는 옛사람, 곧 죄와 습관에 얽매인 인간”이라고 하며, “성령 안에서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복음을 담을 수 없다.”(Commentarium in Lucam 요약)라고 해석한다. 교회의 전통도 이를 이어받아, 사순 시기의 단식을 단순히 금식으로 이해하지 않고, 기도·자선과 함께하는 “회개와 사랑의 행위”(교리서 1434항)로 가르친다. 

 

우리는 단식을 통해 하느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고, 동시에 이웃 사랑의 구체적 표현으로 완성해야 한다. 내가 덜 먹음으로써 절약한 것을 가난한 이와 나누는 것이야말로 단식의 참된 열매이다. 또한, 주님의 비유처럼, 우리는 ‘새 부대’가 되어야 한다. 낡은 습관, 옛 죄악, 고정관념을 버리고, 성령 안에서 새롭게 변화된 마음으로 복음을 담아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단식을 단순한 종교적 의무가 아니라, 당신과의 관계, 그리고 이웃과의 사랑 안에서 새롭게 해석하신다. 우리가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함께 할 때는 기쁨이요, 그분이 부재하실 때는 회개와 갈망의 단식이다. 또한, 새 부대가 되어야만 새 포도주인 복음을 온전히 담을 수 있다. 우리도 형식적인 신앙생활을 넘어 참사랑과 새로움으로 충만한 삶을 살아가도록 초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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