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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9-08 조회수 : 3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복음: 마태 1,1-16.18-23: 태중에 있는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1. 성모 탄생의 의미: 구원의 여명

교회가 성모 마리아의 탄생을 축일로 기념하는 이유는, 그분의 탄생이 곧 구원의 역사를 밝히는 새 여명이기 때문이다. 인류 구원사의 정점이신 그리스도의 오심을 준비하는 첫 신호가 바로 마리아의 탄생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노래한다. “마리아의 탄생은 들에 핀 꽃이니, 그 꽃에서 생명의 열매가 나오리라.”(Sermo 189, De Nativitate B. Mariae 의역) 마리아의 탄생은 단순히 한 여인의 출생이 아니라, 온 인류를 위한 새로운 창조의 시작이었다. 

 

2. 마태오의 족보와 마리아의 위치

오늘 복음은 예수님의 족보를 통해 구원사의 흐름을 보여 준다. 특이하게도 마태오는 타마르, 라합, 룻, 우리야의 아내(밧 세바) 네 여인을 언급한다. 이들은 모두 상처와 불완전함을 지닌 이방인들로서 낯선 여인들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인간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들을 통해 당신의 구원 계획을 드러내셨다.

성 요한 다마스코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세대 가운데 마리아를 선택하시어, 순결하고 흠 없는 선택된 그릇이 되게 하셨다.”(Homilia in Nativitatem BMV, 2 의역) 즉,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혈통이나 능력이 아니라, 당신의 자유롭고 자비로운 선택으로 마리아를 구원 계획의 중심에 두셨다. 

 

3. 성령으로 잉태된 구원자

마태오 복음은 분명히 말한다.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20절) 예수님은 단순히 다윗의 혈통으로서가 아니라, 성령으로 잉태된 분이시다. 여기서 요셉의 역할은 혈통적 아버지라기보다, 예수님을 합법적인 다윗의 후손으로 인정하는 법적 보호자의 기능에 머물고 있다.

마리아는 새로운 계약의 궤요, 성령의 성전이며, 하느님과 인류가 만나는 지점이다. 교회 헌장은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마리아는 자유로운 믿음과 순종으로 구원의 계획에 협력하셨다. 그분의 믿음은 아브라함의 믿음을 능가하며, 인류를 위하여 구세주를 낳으시는 길이 되었다.”(56항 의역) 

 

4. 임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마태오는 이사야 예언(7,14)을 인용하며, 예수님의 탄생이 곧 ‘임마누엘’, 곧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표징임을 강조한다. 마리아는 이 예언의 성취의 장소가 되셨다. 성 에프렘은 시적으로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하늘조차 담을 수 없는 분이 당신의 태중에 거하시네.”(Hymni de Nativitate, 11,6 의역) 이는 마리아의 모성 안에서 하느님의 무한하심이 인간의 유한함과 만난 신비를 드러내고 있다. 

 

5. 우리의 응답: 작은 마리아가 되기

마리아의 탄생은 구원의 시작이며, 그분의 ‘예!’(Fiat!)는 구원 역사의 결정적 순간이 되었다. 우리 역시 작은 마리아가 되어, 그리스도를 세상에 낳아 주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신앙은 단지 그분을 흠숭하는 데 머물지 않고, 그리스도를 세상에 증거하는 구체적인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우리에게 강조한다. “마리아가 그리스도를 한 번 육신으로 낳으셨다 한들, 네가 믿음으로 네 영혼 안에 그분을 낳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Sermo 25,7 의역) 

 

6. 맺음말

오늘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은 우리에게 구원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하느님은 마리아를 통해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계획을 드러내셨다. 우리 역시 믿음과 순종, 사랑으로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여, 작은 마리아가 되어 그리스도를 잉태하고 낳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삶 전체가 임마누엘의 신비, 곧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표징이 되기를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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