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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16일 _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9-16 조회수 : 89

복음: 루카 7,31-35: 

 

죄인들과 밤늦도록 포도주잔을 기울이시는 예수님! 

 

 

오랜 세월 메시아를 목 빠지게 기다려왔던 유다인들이 그린 메시아상은 한 마디로 대단한 메시아였습니다.

어쩔 수 없이 꼬질꼬질한 이 세상의 현실을 한 단계 뛰어넘는 메시아, 보통 인간과는 차원이 다른 초인(超人) 메시아, 이 부조리한 세상을 한방에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의 메시아, 오랜 인간의 소원을 넘치도록 충족시켜줄 기적의 메시아를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눈앞에 드러난 메시아 예수님의 모습은 너무나 기대밖이었습니다.

한 마디로 초라했습니다.

범인들의 삶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밥 같은 것 안 먹어도 되는 메시아, 화장실도 안 가는 고상한 메시아를 기대했던 유다인들은 동네잔치 상에 자연스럽게 끼어드는 예수님, 세상 사람들과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포도주잔을 기울이는 예수님의 모습에 엄청 실망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메시아 예수님이 너무 좋습니다.

한없이 부족한 인간과 마주 앉아 소주잔을 주고받는 메시아, 한잔 술에 기분이 좋아져 죄인인 인간들과 밤늦도록 어깨동무하고 노래 부르는 메시아,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메시아... 

 

존경하는 가경자 반 투안 프란치스코 추기경님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그린 ‘희망의 기적’(바오로 딸)을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습니다.

얼마나 따뜻한 분이며 얼마나 인간적인 분인지를 새삼 배워갑니다. 

 

투안 추기경님은 노년기 힘겨운 투병 생활 중에도 언제나 환하게 웃는 얼굴로 방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활짝 두 팔을 벌려 환영했습니다.

방문객들이 하나같이 남긴 증언은 이것이었습니다. 

 

그와 함께 있으면 마치 내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어떤 사람이든 즉시 무장해제를 시키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방문객들을 그냥 돌려보내는 일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메시지, 영혼 저 깊숙한 곳에서 길어 올린 따뜻한 메시지를 방문객들에게 건넸습니다. 

 

방문객들은 투안 추기경님과의 만남이 비록 짧은 한순간의 만남이었지만 돌아서면 마치도 피정을 한 느낌이었답니다.

그분의 말을 듣는 동안 영혼의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이렇게 투안 추기경님은 자신의 삶의 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사람들을 존중했습니다.

세심하고 깊은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영혼, 그들 내면의 성장을 위한 관심과 노력은 한 평생 계속되었습니다.

물론 그중에는 당신을 배신하고 박해하고 고문한 사람까지도 포함되었습니다. 

 

우리의 하느님은 이처럼 따뜻하고 친근한 분이십니다.

우리와 멀찍이 떨어져 계신 분이 아니라 키 작은 우리를 위해 당신의 키를 낮추신 분이십니다.

우리가 낯설어 할까봐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오신 겸손의 메시아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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