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루카 7,36-50: “눈물로 그 발을 적시었다.”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놀라운 역설을 보여 준다. 바리사이 시몬의 집에 초대받으신 예수님 앞에 한 여인이 등장한다. 그는 세상 사람들에게는 “죄인”이었지만, 주님 앞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드러낸다. 눈물로 발을 씻기고, 머리카락으로 닦고, 입을 맞추며, 향유를 바른 것이다. 바리사이는 그녀의 과거와 사회적 낙인을 보았지만, 주님은 그녀의 믿음과 사랑을 보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48절)라는 선언은 단순한 사면이 아니라, 존재 전체의 새로움, 즉,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가는 부활의 은총이었다.
교부들은 이 장면을 회개의 눈물로 해석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이렇게 말한다. “눈물은 영혼의 상처를 씻어내는 샘물이다. 눈물이야말로 참회하는 이의 제사다.”(In Matth. Hom. 요약) 여인이 흘린 눈물은 단순히 감정의 폭발이 아니라, 죄의 어둠을 씻고 하느님의 빛을 받아들이는 신비로운 세례의 행위였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이러한 회개의 눈물을 “영혼의 두 번째 세례”라고 불렀다. 이는 성사적 세례는 한 번뿐이지만, 눈물의 회개가 그 은총을 새롭게 하고 깊이 있게 살게 한다는 뜻이다. 성 암브로시오는 말한다. “하느님께서 기꺼이 용서하시는 것은 그분의 자비가 인간의 죄보다 크기 때문이다.” 여인은 무거운 죄를 지녔지만, 더 큰 사랑으로 주님께 나아갔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 속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를 드러내셨다. 죄는 깊지만, 그리스도의 용서는 더 깊다. 성 아우구스티노 역시 이렇게 가르친다. “사랑은 죄를 사라지게 하는 불과 같다. 네가 사랑한다면 죄는 타 없어질 것이다.” 여인의 행위는 바로 사랑의 불길이었고, 그 불길 속에서 죄는 사라졌다.
교회는 이 여인의 모습을 교회의 신비와 연결해 해석한다. 교회는 죄인으로서 주님께 나아가 눈물로 그분 발에 입 맞추는 신부이다. 성 예로니모는 말한다. “교회는 주님의 발에 입 맞추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이는 신부의 신랑을 향한 사랑의 고백이다.”(그리스도의 신부 주석) 여인의 몸짓은 교회의 몸짓이다. 교회는 언제나 죄의 그림자 안에서 주님의 발치에 엎드려, 사랑과 겸손으로 신랑이신 그리스도를 고백한다. 베드로 사도는 말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서로 한결같이 사랑하십시오. 사랑은 많은 죄를 덮어줍니다.”(1베드 4,8) 여인은 사랑으로 죄를 덮었고, 주님은 사랑으로 그녀를 덮으셨다. 바리사이는 율법으로 판단했지만, 주님은 사랑으로 구원하셨다. 교부들의 가르침은 분명하다. 눈물은 회개의 제사요, 사랑은 죄를 불태우는 불이다. 교회는 언제나 신부처럼 주님의 발 앞에 엎드려 입 맞추며, 주님의 용서와 사랑을 새롭게 고백한다. 이제 우리가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흘려보내며, 주님과 함께 새로운 생명을 살아가는 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신고사유를 간단히 작성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