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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5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9-25 조회수 : 45

복음: 루카 12,15-21: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1. 한가위의 의미: 감사의 날

오늘 우리는 하느님께서 일 년 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이 자리에 모였다. 우리 조상들은 가을의 결실을 거두며, 비와 햇빛을 주신 하느님의 자비에 감사드렸다. 그리고 조상들의 은덕을 기억하며, 하느님 안에서 생명의 연속성을 기념했다. 이날은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주신 생명과 공동체, 가족의 일치에 감사드리는 신앙의 시간이다. 교리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감사는 인간이 받은 모든 선에 대한 응답이며, 그 선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향한 찬미의 표현이다.”(2637항 의역) 오늘 우리가 드리는 이 미사는 곧 우리 민족의 “추수 감사제”이자 “감사 제사”이다. 한 해의 결실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그분의 사랑 안에서 조상들과 친지들을 기억하는 것이다. 

 

2. 감사의 영성: “받은 것을 셈하지 않고, 주신 분을 기억하는 것”

감사의 마음은 신앙의 가장 기본적인 자세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말한다. “감사하지 않는 마음이야말로 모든 죄악의 뿌리이다. 감사는 모든 은총의 문을 연다.”(Homiliae in Matthaeum 43,7 의역) 우리가 가진 것이 많아서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느님에게서 왔음을 깨닫기 때문에 감사하는 것이다. 감사는 단순한 정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신앙 고백이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권한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 한 해의 삶을 돌아보며,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 건강과 병고의 모든 순간 속에 하느님께서 함께 하셨음을 인정하는 것이 진정한 감사의 시작이다. 

 

3. 복음의 빛: “재산이 생명을 보장해 주지는 못한다.” (루카 12,15-21)

오늘 복음의 부자는 풍년의 기쁨을 누리며 이렇게 말한다. “자, 네가 여러 해 동안 쓸 많은 재산을 쌓아 두었으니, 쉬면서 먹고 마시며 즐겨라.”(19절)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말씀하신다. “어리석은 자야, 오늘 밤에 네 목숨을 되찾아 갈 것이다.”(20절) 이 부자는 풍요를 가졌지만, 하느님과의 관계를 잃어버렸기에 가난한 자였다. 그는 자신의 영혼보다 창고를 더 크게 짓고, 감사보다 계산을 앞세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그는 곡식 창고를 넓히려 했지만, 자기 마음의 창고는 비워 두었다. 그 마음의 창고가 하느님을 담을 자리인데, 그는 곡식으로 채웠다.”(Sermo 36,9 의역) 이 부자의 비극은 단순히 재물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재물을 생명의 보증으로 여겼다는 것이다. 하느님이 아닌 재물에 안전을 두면, 영혼은 메말라 간다. 재물은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그것이 이웃과 나누는 사랑의 통로가 될 때만 생명을 준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렇게 말한다. “재물은 선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선이 된다. 가난한 이의 손에 들어갈 때, 그것은 천국의 보물이 된다.”(De Nabuthe Jezraelita, 12,53 의역) 

 

4. 감사의 완성: 나눔의 실천

참된 감사는 하느님께로 향할 뿐 아니라, 이웃을 향한 나눔으로 열매 맺는다. 오늘 우리가 나누는 음식과 선물, 인사와 용서는 모두 그분께 받은 사랑의 표현이어야 한다. 성 요한 바오로 2세는 말했다. “감사는 나눔으로 완성된다.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이가 이웃을 외면한다면, 그의 감사는 공허하다.”(Homilia in Cena Domini, 1980.4.3. 의역)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다음 세 가지를 새롭게 다짐해야 한다. 감사로 시작하는 기도, 먼저 “감사합니다.”로 기도를 시작하자. 나눔으로 드러나는 감사, 그것은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 것이다. 기억으로 이어지는 감사, 즉, 조상과 은인들을 위해 기도하자. 이렇게 할 때 우리의 감사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의 제사가 된다. 

 

5. 결론: “감사의 민족, 신앙의 민족”

오늘 한가위 미사는 우리에게 다시금 묻는다. “너는 하느님께 받은 것을 셈하느냐, 아니면 주신 분을 기억하느냐?” 우리는 받은 은혜를 세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은혜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찬미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조상들이 전해 준 신앙의 유산, 가족 간의 화목, 그리고 생명의 선물에 감사하며, 우리의 삶 전체가 하느님께 “감사”라는 노래가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께서 해 주신 일 하나도 잊지 마라.”(시편 103,2) 

 

6. 묵상 질문

나는 일상에서 감사의 기도를 얼마나 자주 드리고 있는가? 나의 재물과 시간, 재능은 이웃과 나누는 통로가 되고 있는가? 내 조상과 은인들에게 어떤 신앙의 모범을 물려받고 우리 자손들에게 물려주고 있는가? 

 

7. 마침 기도

“주님, 풍요의 열매를 주신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조상들과 사랑하는 이들이 당신 안에서 평화를 누리게 하소서. 저희가 받은 모든 선물을 이웃과 나누며, 감사로 가득한 신앙의 삶을 살게 하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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