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어 실천하는 삶
[말씀]
■ 제1독서(에제 18,25-28)
히브리인들은 개인과 공동체의 운명을 불가분의 것으로 인식해 왔습니다. 그것이 상급이든 응벌이든,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바빌론 유배지에서 활동하던 예언자 에제키엘은 이러한 전통을 거슬러 활동하는 가운데 유배민들에게 삶에 대한 희망을 북돋웁니다. 지금 유배라는 응벌 중에 있다 하더라도 개개인이 회개하여 돌아서면 살 수 있다는 개별 책임사상에 무게를 두고 예언활동을 전개해 나갑니다. 각자는 자기의 행위에 따라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 제2독서(필리 2,1-11)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남을 판단하는 가운데 자신들의 우월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의지를 거부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서로서로 형제로 받아들이며 형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아낌없는 도움을 주어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삶을 통해 하느님의 사업을 완성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제자 됨을 드러내야 합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신분을 취하시고”, 형제들에 대한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신 분”이기 때문이다.
■ 복음(마태 21,28-32)
예수님은 당신의 행위를 비난하기 위하여 전통에 사로잡혀 있던 유다교 지도자들과 끊임없이 대적하십니다. 그분은 비유 말씀을 통해, 영적인 권력에 얽매여 있던 사람들, 자신들의 우월성으로 다른 이들을 짓누르던 사람들, 끝내 하느님의 뜻을 실행에 옮기기를 소홀히 했던 사람들을 고발하십니다. 예수님에게는, 유다교 지도자들로부터 멸시를 받고 있다 하더라도, 회개에 대한 호소에 즉시 응답하려는 사람들이 하느님의 나라에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전통과 우월성에 집착하던 사람들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개념이었습니다.
[새김]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동책임사상, 곧 공동체 구성원 가운데 한 사람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그 책임을 공동으로 져야 한다는 사상에 젖어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바빌론 유배라는 응벌의 시대에, 이 응벌에서 벗어나기 위해 개별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는 패배주의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이러한 시각으로부터 동족들을 생명으로 이끌기 위해 유배지의 예언자 에제키엘은 힘차게 외칩니다: “자기가 저지른 모든 죄악을 생각하고 그 죄악에서 돌아서면, 그는 죽지 않고 반드시 살 것이다.”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심으로써” 우리의 불순종을 극복해 주신 예수님은 비유 말씀을 통해 누가 진정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 하느님 나라에 가까이 다가서 있는 사람인지를 일러 주십니다. 처음에는 거부와 저항의 목소리를 냈다 하더라도 “생각을 바꾸어”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들, 당시의 사람들 특히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으레 죄인으로 취급되었던 “세리와 창녀들”이 하느님 나라에 먼저 들어갈 것이라 말씀하십니다. 이들이야말로 생각을 바꾸어 믿어 고백하는 바를 실천에 옮겼기 때문입니다.
이번 한 주간, 주님의 말씀에 ‘예’ 하고 대답했으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것들, 또는 양심으로는 ‘아니오’ 하고 확신했으면서도 못내 아쉬어 기웃거렸던 것들이 무엇이 있었나 다시 살피고 점검함과 아울러, 이제는 ‘예’ 할 것은 ‘예’라고 답하고, ‘아니오’ 할 것을 ‘아니오’라고 답하며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주님의 사람으로서의 모습에 충실한 한 주간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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