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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9월 28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09-28 조회수 : 11

복음: 루카 9,46-50: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를 받아들이면…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누가 더 큰 사람인가를 두고 다투고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한 어린이를 당신 곁에 세우시며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사람이야말로 가장 큰 사람이다.”(48절)라고 선언하신다. 영광은 인간적인 서열이나 권세가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의 작음과 겸손 안에 있다는 것을 보여 주신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겸손이 모든 덕의 기초이다.”(De Trinitate, XIII 요약)라고 했다. 어린이는 스스로를 높이지 않고,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한다. 이처럼 제자들은 하느님 앞에서 자기 비움과 의탁의 자세를 배워야 했다. 예수님 곁에 서는 것은 인간적 지위가 아니라, 겸손 안에서 그리스도와 하나 되는 것을 의미한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은 곧 주님 자신을 섬기는 것이다.”(Hom. in Matth. 58,2 의역)라고 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작은 이를 받아들이는 자는 곧 그리스도를, 더 나아가 하느님 아버지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우리의 사랑과 봉사는 외형적인 대상이 아니라, 그들 안에 계신 주님께 향해야 한다. 

 

사목 헌장은 이렇게 가르친다. “그리스도께서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시며, 당신의 형제적 사랑은 언제나 작고 가난한 사람들 안에서 드러난다.”(27항 요약) 또한, 교리서는 강조한다. “겸손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진리 안에서 받아들이게 하며, 그 모범은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낮추셔서 우리를 위하여 죽기까지 순종하신 데 있다.”(2559, 520, 616항 참조) 

 

요한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는 사람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너희를 반대하지 않는 이는 너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50절)라고 하신다. 모세가 여호수아에게 “너는 나를 생각하여 시기하는 것이냐?”(민수 11,29)라고 했던 구절이 떠오른다. 성령께서는 누구에게나 자유로이 역사하시며, 하느님의 구원 사업은 특정한 울타리에 갇히지 않는다. 성 이레네오는 “어디에서든 성령은 생명을 주시는 분이며, 그리스도의 몸을 성장시키는 분이다.”(Adversus Haereses, III,24,1 요약)라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시기하지 않고 기뻐해야 한다. 

 

예수님 곁에 선다는 것은 권력이나 명예의 자리가 아니라, 어린이처럼 작은 자의 자리이다. 작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곧 그리스도를 받아들이는 것이며, 그것은 하느님을 모시는 행위이다. 또한, 주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선한 일들은 성령께서 자유롭게 일하시는 구원의 표지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시기와 경쟁을 멈추고, 겸손과 봉사 안에서 작은 이들과 함께 주님 곁에 서는 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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