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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1일 _ 김건태 루카 신부

작성자 : 김건태 작성일 : 2026-09-30 조회수 : 15

선교 지침

 


오늘 우리는 예수님이 ‘열두 사도’ 이외에 ‘일흔두 명의 다른 제자들’을 시험 삼아 파견하시며 분부하시는 말씀을 듣습니다. 루카 복음 저자만이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대상으로 하는 예수님의 ‘선교 지침’을 전하고 있지만, 이 지침은 9,2-5에서 열두 사도를 대상으로 한 지침보다 더 발전된 것으로서, 마태오 복음서에서 열두 사도에게 건네신 지침과 거의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마태 10,5-15). 팔레스티나 지역에서 수행할 선교 사명이 장차 이교인들을 대상으로 펼쳐져야 할 선교의 기초가 됩니다.

일흔두 제자의 이러한 사명을 전하는 루카는 이중의 의도를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복음 전파가 열두 사도에게 국한된 사명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팔레스티나 지역 선교가 이교 지역 선교의 예형임을 강조하려는 의도입니다. 이러한 두 가지 의도는 분명 이교인 선교에 앞장섰던 루카 자신의 복음 선포 사명에서 비롯되었을 것입니다.

 

복음 전파의 길에 들어선 ‘파견된 이들’의 첫 준비 작업은 ‘기도’입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복음 선포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기도가 앞서야 한다는 대원칙 천명입니다. 누구에게 무엇인가를 청한다는 것은, 청할 만큼 나는 부족한 존재이며, 이 청을 들어주실 만큼 능력이 있는 분에 대한 고백, 곧 신앙고백이 될 것입니다. 다른 것에는 부족함이 있어도, 기도만큼은 철저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다음, 기도와 함께 ‘파견된 이들’이 늘 가슴에 담고 있어야 할 덕목은 ’겸손‘입니다. 세례성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난 이래, 지금까지 부족하지만, 정성껏 주님의 말씀을 뿌리고, 잡초를 제거하고, 병충해 방지를 위해 애쓰고 등등 일해오면서, 그래도 추수의 기쁨만큼은 주님께 드려야지 생각해 왔는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주님은 그저 ‘추수할 일꾼’을 필요로 하신답니다. 땀 흘려 일해왔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바로 추수의 기쁨이었다는 사실을 터득합니다. 주님이 다 차려놓으신 잔칫상에서, 기쁨만 누리면 된다는 의식의 전환입니다. 그러니 겸손의 몸짓, 감사의 마음으로 화답할 일만 남아 있는 것입니다.

 

끝으로, 형제에게 ‘평화’를 빌어주는 일, 그것이 바로 겸손한 모습으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길이며, 그것이 바로 ‘파견된 이들’의 사명입니다. 평화, ‘샬롬’ 하면, 하나의 인사말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으나, 그 평화가 되돌아온다는 언급으로 보아 깊은 의미가 담겨 있는 게 분명합니다. 사실 유다인들은 행복이라는 단어가 없지 않음에도, 흔히 평화라는 단어로 행복을 표현하기 일쑤였습니다. 성경에서 평화는 이처럼 남을 행복하게, 남을 편하게 해주는 개념입니다. 따라서 오늘 예수님은 ‘그 평화가 되돌아온다.’ 하는 말씀으로, 행복을 전하면서 우리 자신 행복해질 것이며, 남을 편하게 해주면서 우리 자신이 편안함을 느끼는 삶을 살게 될 것임을 예고하십니다. 바로 거기에 구원이 있고, 바로 거기에서 하느님 나라가 건설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모두 기도에 더욱 정성을 다하고, 겸손한 자세를 잃지 않는 가운데, 서로에게 평화를 빌어주는 사람,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하며, 이를 실천에 옮기는, 복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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