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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4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10-24 조회수 : 37

복음: 루카 13,1-9: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 

 

예수님께서는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한 사건을 언급하신다. 당시 사람들은 이들이 특별히 죄를 지었기 때문에 그런 불행을 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신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3절) 즉, 회개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고통은 죄의 결과일 수도 있으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주님께서는 불행을 통해 우리에게 회개의 필요를 일깨우신다.”(Homiliae in Matthaeum, 71,2)라고 하였다. 고통은 하느님의 벌이 아니라, 자비의 경고이며 영혼을 일깨우는 초대이다. 신앙인은 세상의 불행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알아본다. 

 

이어서 예수님은 열매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의 비유를 말씀하신다.(6-9절)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 나아가 오늘의 교회를 상징한다.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 아버지이시며, 포도 재배인은 그리스도이시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8절) 이 말씀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아버지 앞에서 우리를 위해 중재하시는 그리스도의 자비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해석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해 중재하시며, 당신의 피라는 거름으로 메마른 우리의 뿌리를 적셔 주신다. 그분의 희생이 없다면, 우리는 결코 열매 맺을 수 없다.”(Adversus Haereses, IV, 14,1) 그리스도의 사랑은 우리의 척박한 삶을 일구는 거름이다. 그분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신다. 그러나 그 인내는 영원하지 않다. 은총의 시간은 회개를 위한 시간이다.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8절) 이 말은 하느님의 자비와 동시에 경고이다. 하느님은 오래 참고 기다리시지만, 그 기다림이 영원한 것은 아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 오늘 당신을 기다리신다고 해서, 내일도 기다리실 것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자비는 인내를 품지만, 정의는 언젠가 심판으로 드러난다.”(Sermo 37,5)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시간, 건강, 재능, 관계, 직무는 모두 열매 맺으라고 주신 은총의 자리다. 그 자리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을 위한 삶을 산다면, 결국 그 자리는 빼앗겨 “다른 나무가 그 자리에 심어질 것”이다.(루카 19,26 참조) 교리서는 말한다. “회개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삶 전체의 방향 전환이다. 인간의 마음은 하느님께로 돌아서야 하며, 그 결과로 선행의 열매를 맺는다.”(1431-1432항) 진정한 열매란 사랑의 실천이며, 자비와 정의의 행위다. 신앙의 열매는 말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삶”(마태 7,21)으로 드러난다. 성 그레고리오는 말한다. “뿌리가 믿음이라면, 열매는 행위이다. 믿음이 살아 있다면, 반드시 사랑으로 열매 맺는다.”(Homiliae in Evangelia, 27,1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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