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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10월 26일 _ 조욱현 토마스 신부

작성자 : 홍보국 작성일 : 2026-10-26 조회수 : 62

복음: 루카 13,10-17: 안식일의 치유로 인한 논쟁 

 

예수님께서는 18년 동안이나 몸을 조금도 펼 수 없었던 여인을 치유하신다.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12절) 주님의 이 말씀은 속박에서의 해방 선언이었다. 그녀의 굽은 허리는 하느님을 향해 일어서지 못한 인간의 영혼 상태를 상징한다. 땅만 바라보던 영혼이 하늘을 향해 다시 일어서고, 하느님을 찬양하는 것으로 인간의 참된 존재 목적을 회복한 것이다. 성 암브로시오는 이렇게 말한다. “여인의 굽은 허리를 펴신 분은, 인간의 굽은 영혼을 곧게 펴시어 하늘을 바라보게 하신 분이시다.”(Expositio Evangelii secundum Lucam, VII, 213 요약) 

 

주님께서 여인을 치유하신 날이 바로 안식일이었다. 그러나 회당장은 그 치유를 보고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14절)라고 비난한다. 이는 안식일의 본래 의미를 잃은 종교적 형식주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하느님께서 안식일을 제정하신 이유는 “창조의 완성과 생명의 축복을 기억하게 하려는 것”(탈출 20,8-11 참조)이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꿰뚫어 보시며 말씀하신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가지 않느냐?”(15절) 이 말씀은, 안식일이 생명을 해방하는 날임을 상기시키는 선언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렇게 해설한다. “안식일은 쉬는 날이 아니라, 사랑의 날이다. 그날은 쉬는 날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서 새롭게 살아나는 날이다.”(Sermo 25,7 의역) 주님께서 안식일에 여인을 고치신 것은, 하느님께서 창조의 일곱째 날에도 여전히 인간을 새롭게 창조하신다는 표징이다. 

 

여인이 치유되자, 군중은 모두 하느님을 찬양한다. 예수님의 치유는 인간을 죄와 억압에서 해방하는 구속 사건의 예표다. 성 이레네오는 이렇게 설명한다. “하느님의 아들은 인간의 굽은 본성을 일으켜 세우시어, 다시 하느님의 모습으로 돌아가게 하셨다.”(Adversus Haereses, V, 16,2 요약) 이 여인은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굽은 세상 전체를 상징한다. 그리스도께서는 오늘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똑바로 일어서게”(13절) 하신다. 

 

회당장은 외적으로는 율법을 지키는 사람처럼 보였지만, 그 마음은 하느님의 자비를 모르는 위선자였다. 예수님께서는 “위선자들아!”(15절)라고 꾸짖으신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는 경고한다. “위선자는 하느님의 집 안에서도 하느님을 모욕한다. 왜냐하면, 그는 율법의 말은 지키지만, 그 정신은 죽이기 때문이다.”(In Matthaeum Homilia 72,2 의역) 우리에게도 이러한 유혹은 늘 있다. 형식과 규율을 지키면서도 자비와 사랑을 잃어버린 신앙, 그것이 바로 주님께서 가장 경고하신 “위선의 영”이다. 참된 신앙은 법을 지키는 데 있지 않고, 사람을 살리고 자유롭게 하는 데 있다. 참된 안식은 ‘쉼’이 아니라, ‘새로움’이며, 참된 예배는 ‘의식’이 아니라, ‘자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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