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사순 제5주간 금요일
(요한 10,31-42; 예레 20,10-13)
찬미 예수님!
요즘엔 예수님께 조금 화가 나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꼭 좀 들어주셔야 하는 일이 있는데 계속 응답이 없이 침묵만 지키고 계시네요.
어제는 어떤 신부님이 갑자기 요청하셔서 급하게 일정을 조정하고 고해성사를 드리러 갔는데, 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신자분들 중에도 예수님께 간절히, 정말 간절히 청했는데도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해 예수님께 비뚤어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너무도 안타깝고 공감이 가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도 좀 들어주시면 안 되나요?’ 하는 마음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은 날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유다인들이 다시 예수님을 잡으려고 하였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손을 벗어나셨다.”는 말씀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어떻게 그러실 수 있었을까?
예수님께서 하느님 아버지 안에 계셨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요?
‘내가 누구의 안에 있다’는 말을 좀 더 생각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내가 누구의 안에 있다’는 것은 ‘나를 그에게 맡긴다’는 것이고, 이것은 더 나아가 ‘그가 나를 어떻게 해도 나는 끝까지 그를 믿고 따른다’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아버지 안에 계시지 않았다면 아마도 당신께 돌을 집어든 유다인들이 모두 당신을 믿게 해달라고 하셨거나, 아니면 그들에게 벌을 내리실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아버지 안에 계신 예수님은 이 모든 것은 그냥 아버지께 내어 맡기고, 당신은 그저 아버지 안에서 당신이 하실 일을 계속하고 계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아버지 안에 있으려고 해야겠습니다.
쉽진 않지만 모든 것을 아버지께 맡기고, 아버지의 일을 하며 지내야겠습니다.
‘좀 들어주시면 안 되나요’ 하고 말하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아버지 안에서’ 오늘 이 하루를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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