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9일 부활 팔일 축제 내 목요일
(루카 24,35-48; 사도 3,11-26)
찬미 예수님!
지난 사순시기 동안 몇몇 본당에서 함께 미사를 봉헌하며 평소보다 조금 긴 강론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주제들 중의 하나가 ‘모든 것을 하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말씀을 보면서 다시 이 주제가 떠오릅니다.
제자들에게 찾아와 그들의 마음을 열고 성경을 깨닫게 해 주시는 분은 부활하신 주님이십니다.
제자들이 무언가를 해서 성경을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해주시는 선물과 같은 것이지요.
부활하신 주님의 손길을 받은 제자들은 독서에서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이 튼튼하게 된 것은 우리의 힘이나 신심으로 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으로, 예수님의 이름에 대한 믿음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행복한 증언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이런 증언을 달리 표현하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한 것이 아니고 나는 그저 가난합니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사순시기동안 많이 느낀 것은 ‘제가 가난하다’는 것입니다.
가난한 제가 살 길은 부유하신 아버지께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하루, 순간순간.
그런데 이것이 쉽지도 않고, 잘 되지도 않더라구요.
자꾸 나 자신이 하고 싶어지고, 나 자신이 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고 맙니다.
부활을 산다는 것은 부활하신 주님처럼, 그리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처럼 자신의 가난을 고백하고, 하느님 아버지께 의지해서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하시는 분은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명확히 하고, 오늘 하루의 삶 안에서 체험한 하느님의 손길을 증언하는 것입니다.
부활을 사는 기쁜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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