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3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요한 16,12-15; 사도 17,15.22-18,1)
찬미 예수님!
미사 중에 가장 힘든 미사가 어떤 미사냐고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어린이 미사라고 합니다.
강론을 준비해도 어른 강론을 준비한 후에 또다시 고심해서 준비해야 하고 미사 중에 목소리 하나도 다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입니다.
감기에 걸렸을 경우 어린이 미사를 앞두고는 절대로 약을 먹지 않습니다.
어린이 미사에서는 목소리가 아주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어린이 미사 한 번은 어른들과 미사를 몇 번 한 것과 같은 에너지를 쓰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어린이 미사가 힘만 드는 게 아니라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저는 어린이 미사 강론 중에 아이들에게 질문을 많이 했는데, 때때로 아주 어려운, 핵심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제가 복음을 묵상하면서 깨닫게 된 것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제가 오랜 시간동안 준비를 하면서 깨닫게 된 것을 질문했을 때 아이들은 곧바로 답을 하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정말 제가 깨달은 것보다 훨씬 더 깊은 답을 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어린이 미사가 어렵기는 하지만 기다려지는 미사가 되었던 거지요.
하느님께서 아이들과 함께 하신다는 것을 정확히 알게 되는 그런 순간이고,
어찌보면 어린이 미사는 아이들과 함께 하시는 살아계신 하느님을 체험하는 그런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우리를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는 것은 비단 성령만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보내주신 진리의 영은 사람들 안에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진리의 영에 따라 사는 사람들을 통해서 진리의 영께서는 우리를 진리 안으로 이끄시기도 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바오로 사도께서도 주님의 영에 따라 아레오파고에서 아테네 사람들을 진리에로 이끌고 계신 것입니다.
진리의 영에 의해 진리에로 초대받고 살아가는 이는 다른 이들도 또한 진리에로 인도합니다.
진리의 영께서 그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와 함께 하시는 진리의 영과 함께 우리가 만나는 이들을 진리에로 초대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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