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6일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루카 9,43ㄴ-45; 즈카 2,5-9.14-15ㄷ)
찬미 예수님!
좀 씁쓸한 한 가지 기억이 떠오릅니다.
주임 신부님과 일부 신자들 사이에 어려운 문제가 생겨서 문제를 풀어내려고 나름대로 무척이나 애를 썼는데, 나중에 문제가 해결되고 공동체 앞에서 입장을 밝히는데 신부님도 그렇고 총회장님도 그렇고 보좌 신부인 제가 잘못해서 그런 문제가 생긴 것이라는 뉘앙스로 말씀하시는 것을 우연히 들은 기억이 납니다.
그 때 들었던 그 씁쓸한 배신감은 정말 사제생활을 힘 빠지게 만드는 일중에 1순위의 사건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신, 배반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그런 위력을 발휘할 텐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일어날 사건의 현장으로 뛰어들겠다고 하시는 것입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제자들만 이해하지 못할 말씀이 아니라 저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안 된다고 만류를 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아들은 사람들의 손에 넘겨질 것이다.”
예수님의 구원은, 사랑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과는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누가 준비가 되어 있고, 누가 받을 만한지와 관계있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모든 이를 위한 것이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한 사람도 빼놓지 않으시려는 것 같습니다.
당신을 넘기는 사람도 끝까지 가서 구원하시려는 것이 하느님의 사랑이고 주님께서는 지금 그것을 이루시겠다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주 예수님을 따라 모든 이를 구원하겠노라고 말하는 저를 비롯한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이 지금 예수님처럼 넓고 깊은 마음으로 사랑을 살아가려고 하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한가위를 준비하는 풍성한 달처럼 우리의 사랑도 주님을 닮아 좀 더 풍성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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